5분 자유발언

춘천여성폭력상담소 운영에 관한 제언(제32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 (권희영 시의원)
- 10. 30(월) 10시 / 2차 본회의(본회의장) -

□ 제목 : 춘천여성폭력상담소 운영에 관한 제언

안녕하십니까? 사랑하는 춘천시민 여러분!
서면, 사북면, 신사우동시의원 권희영입니다.
먼저 오늘 발언의 기회를 주신 의장님과 부의장님 그리고 동료 의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지난 금요일 언론에도 보도되었던, 여성폭력상담기관의 정부예산 삭감으로 춘천시 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되어 여성폭력피해자 보호 및 지원 기능 약화의 우려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모두가 아시다시피, 24년 정부 예산안의 전반적인 대폭 삭감으로 모든 부서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입니다만, 그럼에도 제가 선 이유는 어느 한 부서만의 문제가 아닌, 춘천시민의 기초적인 삶의 질과 안전에 관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여성폭력상담소는 폭력피해자의 상담 및 치유회복프로그램 등 심리적 지원을 하고 법적 절차와의 연결, 보호 조치 등을 합니다. 또한 폭력가해자에게 가해자교정프로그램 등으로 폭력 재발방지를 위한 지역사회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여성폭력 문제에 대한 대응을 강화합니다.

여성폭력은 사회적 문제로서 의식이 확산되어야 하기에, 상담소는 폭력예방교육과 정보제공을 통해 여성폭력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데 기여하며, 이를 통해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때로는 정책과 법률 개선을 촉진하는 목소리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여성가족부의 24년 일반예산 및 양성평등기금 예산 삭감액 431억 중 여성폭력방지 및 피해자지원 관련 예산이 33%인 142억 삭감되어 심히 우려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

성폭력피해자 의료비 지원, 가정폭력피해자 치료회복프로그램 및 의료비, 가정폭력피해자 보호시설 운영, 폭력피해여성 주거지원 운영 등의 예산이 삭감되었고 특히, 요즘 확장되고 있는 디지털성범죄 예방교육 콘텐츠제작, 특화프로그램 운영과 성희롱·성폭력, 가정폭력, 이주여성폭력피해, 북한이탈여성폭력피해 예방을 위한 인식개선 및 홍보예산은 전액 삭감되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금액이 삭감된 부분은 가정폭력상담소 운영예산으로 31억9천7백만원 삭감되었고, 이러한 예산은 피해자에게 직접 지원되는 예산입니다.

예산이 어디에 어떻게 쓰인다는 것은 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향하는지 보여주는 데이터로서 24년 여성가족부 예산안은, 그나마 일궈온 성평등 사회를 퇴보시키는 예산입니다.

여가부는 감액 사유로, 지원실적 입소율 저조, 의료비 집행률 반영 및 부정수급 발생에 따른 사업 효율화를 들었습니다. 이는 정부가 피해자 치유와 회복보다 실적과 효율성에만 집중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으로, ‘여성권익 보호와 피해자 지원’은 중요한 국가의 역할이기에 지금 정부가 해야 할 것은 실적에 급급한 예산 감축이 아닌, 실질적 피해자 치유·회복을 위한 예산 확보와 예산의 효과성을 도모할 수 있는 제도 정비입니다.

당장 춘천시에 미치는 파장은 크고 시급합니다.

국비 삭감과 상담소 운영법인의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춘천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가 9월부터 시설 운영 중단되었고, 24년 국비 운영비도 전액 삭감되어 기관 운영이 불투명한 상태에 이르렀으나, 다행히 춘천시 여성가족과의 발 빠른 대처로 새 운영법인이 10월부터 가정폭력상담소 운영을 이어받아 ‘여성가족인권상담센터 한 삶’으로 가정폭력상담을 재개하였습니다. 그러나, 시비로 한정된 예산이기에 상담종사자도 2명뿐이고 성폭력상담소는 아직까지 운영 재개가 불투명한 상태로 춘천시 성폭력피해자 지원 정책이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20여 년간 여성폭력상담소를 운영해왔던 민간 법인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간 열악한 조건에서도 여성폭력예방 및 권익보호와 피해자 지원의 국가적 기능을 묵묵히 수행해온 기관에 대한 지원과 관심 소홀로 야기된, 춘천시와 강원도, 정부 그리고 우리 사회 모두의 책임입니다.

본 의원은 2000년대 중반 가정법률상담 봉사를 계기로 춘천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때 최저시급 절반의 급여에도, 어려움에 처한 우리의 이웃을 돕는다는 사명감으로 버티며 동료 상담원들과 동고동락했던 기억이 있기에 누구보다 상담소와 상담원들의 열악한 환경과 어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기관 운영비와 사업비 예산만 검토해봐도,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상담소와 종사자들이 처한 여건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관의 운영 여건과 실적, 효율은 정책적 의지에 달렸기에, 춘천시가 이번 일을 계기로 여성폭력상담소 운영에 관한 강력한 정책적 의지를 갖고 책임 있는 위탁운영을 함으로써 한층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상담소 위탁운영 체계와 여건 개선, 공공성을 확대해 주시길 주문드리며 현실성 있는 예산 확보를 통해 상담소의 안정적 운영으로 춘천시민의 안전과 권리 보장 강화,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결국, 이러한 노력들은 진정한 ‘여성친화도시 춘천’으로서 자리매김하게할 것입니다.

끝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애쓰시는 모든 종사자분들께 감사드리며 이상 발언 마치겠습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