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질문

제301회 정례회 시정질문(김은석 의원)

미군과 국방부의 캠프페이지 부실정화!
춘천시는 무엇을 했나?


PT1)
캠프페이지 부실정화 의혹이 제기 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주한미군의 무책임함, 국방부의 부실정화, 그리고 춘천시의 소극행정이 빚어낸 참사입니다.

PT2)
캠프 페이지는 1958년 조성되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춘천에 유도탄기지 사령부와 미국 군사고문단 등이 주둔하면서 시작된 캠프페이지는 2005년 3월 29일 기지폐쇄까지 50여년간 춘천의 심장부에서 항공부대로 기능해 왔습니다. 캠프페이지 부지면적은 약 639,342 제곱미터이고, 기지중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개방형 하수로를 기준으로 부지 동쪽은 숙소 및 식당, 체육관, 사무실 등의 주거지역과 서쪽은 활주로, 격납고, 하수처리장 등의 비행장 지역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유류저장탱크는 총 96개가 존재하였으며, 34개는 지하저장탱크(UST)이고 나머지 62개는 지상저장탱크(AST)이었고, 37개소의 폐기물 적치장이 존재하며, 이중 26개소는 일반폐기물적치장, 11개소는 유해 폐기물 적치장으로 활용되었습니다.

PT3)
2005년 최성 전 국회의원이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 자료를 바탕으로 캠프 페이지에 핵무기가 배치됐었다고 폭로한 바 있고, 2007년 국회청문회 당시 공개된 조사에 따르면 캠프 페이지 토양·수질 오염도는 공개된 29개 기지 가운데 가장 심각했습니다. 독성물질인 유류(석유계총탄화수소·TPH) 오염을 따져봤더니 기준치보다 100배나 높았고 지하수는 벤젠 등 발암물질로 인해 오염되어 있었다는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당시 춘천시의 암 사망자 수가 해마다 전국 평균치보다 10만명당 4.6~22.7명 높게 나왔고, 일본 원전사고 이후 전국 12개 측정소에서 방사선 양을 조사할 때 춘천에서만 유독 세슘이 잇따라 검출되기도 하여 시민 불안감이 증폭되었습니다.

환경정화작업은 미군측이 조치하기로 한 8개 항목 지하유류저장탱크제거, 불발탄처리, 폐기물집하장 처리 등 일반적인 조치가 있었습니다. 2005년 4월부터 2개월간 한국환경공단의 환경오염조사가 있었고, 이를 근거로 2008년부터 2011년 12월까지 한국농어촌공사에서정화작업을 진행했고 울산에 있는 재단법인 자연과 환경연구소에서검증작업을 진행한 후 결과보고서를 춘천시에 제출하였습니다.

PT4)
환경오염조사방식부터 허술했습니다.
오염조사는 토양, 지하수와 함께 방사능조사가 포함되었습니다. 토양오염조사는 584개 지점에서 2,228개의 시료를 채취했고 검사결과 이 중 27개 지점에서 TPH, 9개지역에서 중독성이 강한 BTEX의 오염이 확인되었을 뿐이었습니다. 지하수는 총 71개의 시료를 채취하여 23개 관측정 지하수에서만 벤젠, TPH가 발견되었을 뿐이었고, 방사능조사는 전체 부지에 표면에 대하여만 스캔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지점만 시료를 채취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여 총 492개 대표지점에서 20개 지점에 대한 시료를 채취해 실험실 분석을 하였지만 방사능오염은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PT5)
여기서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미군부대가 주둔하기 전 캠프페이지 부지는 더 지대가 낮았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미군주둔을 위해 흙을 성토하였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보시는 사진은 일제강점기에 봉의산 정상에서 캠프페이지 부지를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입니다. 제가 춘천학연구소에 요청하여 제출받은 사진입니다. 최근에 춘천학연구소는 춘천의 과거의 사진을 어렵게 수집하고 있다고 합니다. 춘천학연구소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보시는 사진과 같이 캠프페이지 부지는 해방 전까지 채소밭이었습니다. 다음은 캠프페이지 기지의 옛모습입니다.P6) 의혹을 갖는 것은 깊은 곳, 성토된 토양 아래 지하수 층이 존재하고 50여 년간 미군이 주둔하면서 토양의 오염성분이 침전하여 지하수가 오염되었고, 의암호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입니다. 이 것이 사실이라면 토양 일부를 굴착하여 세척하는 방식으로 정화는 무의미한 일입니다. 또한 축구장 70개 크기의 면적에서 100평형 아파트 1가구 당 1개의 시료를 채취해서 검사 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허술한 환경조사를 근거로 오염지역을 분류하고 정화범위를 정한 것이 보시는 표와 같습니다. 녹색부분이 오염구역으로 분류된 곳들입니다.PT7)

다음은 정화방식의 문제입니다.
당시 채택된 정화방식은 오염토양을 굴착하여 지표면에 깔아 놓고 정기적으로 뒤집어줌으로써 공기 중의 산소를 공급해 주는 호기성 생분해 공정법인 ‘토양경작법’과 PT8) 오염토양 내의 유기오염물질을 휘발․ 탈착시키는 기법으로서, 배기가스는 가스처리 시스템으로 이송하여 처리하는 방법인 ‘열탈착법’을 병행했습니다.

PT9)
본 의원은 당시 환경부가 발행한 [오염토양 정화방법 가이드라인]이라는 문서를 입수하여 분석해 봤습니다. 또한 국내 토양오염정화방식을 다룬 학술논문들도 살펴 봤습니다. 국내외 토지오염정화사례를 비교분석한 결과 ‘토양경작법’은 국내에서 적용된 비율이 11% 밖에 안되고, 90%이상 농도를 저감시키기 어려우며 처리시 비산먼지와 증기발생으로 대기오염 우려가 있어 시민건강권에 위협이 될 수 있고, 2차오염 우려도 제기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해당부지의 조속한 개발이 필요하여 저비용, 단기간의 정화작업이 필요할 때 채택하는 방식입니다. 해외사례에서도 점차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방식이었습니다. 도대체 이런 방식을 채택한 국방부도 문제지만, 이를 방관한 춘천시의 태도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졸속적인 반환을 위해 춘천시민 전체를 우롱하고 바보로 만든 것 아닙니까? 그 피해는 이미 10년 동안 춘천시민들은 유해환경에 노출되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PT10)
부실한 환경조사에 기초하였으니 정화작업이 제대로 되었을 리 없습니다. 더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은 춘천시의 태도입니다. 국방부가 정화작업을 했는데, 검증하는 것도 국방부에만 의존했습니다. 이 작업은 울산에 한 대학연구소에 위탁을 주었습니다. 당시 이에 대한 교차검증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춘천시 자체예산을 들여서 정화작업이 제대로 되었는지 검증해보자는 일각의 주장은 무시되었습니다. 최대한 빨리 정화작업을 끝내고자 하는 국방부의 졸속행정과 빨리 인수받아 캠프페이지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춘천시의 졸속행정이 빚은 참사가 아닌지 강하게 의구심이 듭니다.

PT11)
이런 총체적 졸속행정, 무능행정에 따라 부실하게 정화된 땅에서 우리는 지난 10년간 무엇을 했던 것입니까? 또 어떤 장밋빛 미래를 설계하고 있던 것입니까? 우리 아이들을 뛰어놀게 하고, 물놀이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각종 축제를 하고, 놀이터를 만들고 체육시설을 만들었습니다. 참담합니다. 토양오염과 방사능까지 다시 의심해야하는 상황인데도 그렇게 했습니다.

또한 춘천시는 반환받은 땅에 대한 완전한 생명복원을 위해 자연정화작업의 노력은 없었고, 단순히 개발 전의 공터 취급을 했습니다.
PT12)
2015년 춘천시는 현재 부실정화의혹이 불거진 오염토가 발견된 위치인 봄내체육관 인근에 원전폭발사고를 그린 영화촬영셋트장 조성을 위해 무상임대 해 주었습니다. 당시 춘천시는 폐아스콘 1,500여톤을 설치하겠다는 제안서를 제출받았습니다. PT13)당시 캠프페이지 관리에 있어 국방부 대리인의 위상이었던 춘천시는 국방부의 승인까지 얻어 무상임대해 주었습니다. 원상복구 증거서류를 관계부서에 요청했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입니다. PT14) 이러한 공유재산임대 행위도 적절하지 않지만, 이후 원상복구에 대한 확인절차도 부실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행위들이 매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점입니다. 제대로 오염정화가 되지 않은 땅에서 오염 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묵인한 것은 국방부와 춘천시입니다.

PT15)
보시는 사진과 같이 기름덩어리, 방사능에 오염되었을 수도 있는 땅에서 2012년에는 반환 미군기지가 깨끗하게 정화되었다는 것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메밀꽃밭’을 조성해서 수많은 시민들이 찾기도 했습니다. 이듬해 2,600 제곱미터의 캠프페이지 땅에서 ‘수박체험장’을 조성해 생산된 수박을 아이들과 시민들에게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P16) 꿈자람물놀이장을 만들어 매년 여름마다 수많은 우리 아이들을 뛰어놀게 했습니다. 또한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하여 현재도 운영 중에 있습니다. 안전했던 것입니까? 정말 미군과 국방부의 조사와 오염정화작업을 자체검증도 없이 인수한 후 안전하다고 믿고 이런 행위들을 했던 것입니까?

이재수 시장 취임 후에도 캠프페이지를 시민복합공원으로 조성하면서 창작종합지원센터, 모험놀이터 조성계획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는 시민의 안전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캠프페이지가 완전히 정화되어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일체의 무리한 계획 추진을 일단 멈춰야 합니다. 완전한 정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우리가 캠프페이지에 개발행위를 하는 것은 우리 후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원죄행위가 될 것입니다.

그럼 다시 정화방식으로 돌아가서 설명드리겠습니다. PT17)
당시 환경부가 발행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분석해 본 결과 오염성분인 석유계총탄화수소, BTEX 등과 군부대 등 유류창고가 있었던 부지에서는 캠프페이지 정화기법으로 채택한 ‘토양경작법’은 단점이 장점보다 많은 기술입니다. 오히려 정화가 까다롭고 오래 걸리기 때문에 채택을 기피하는 지중처리기술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미 당시 미국에서도 굴착정화 기술에서 지중정화기술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국방부는 최단기간, 최저비용에 정화를 끝내기 위한 기술을 선택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춘천시민들을 완전히 기만한 것입니다. 국방부는 춘천시민의 건강권을 위협한 선택에 대하여 책임져야 합니다.

1차적으로 이 문제의 원인은 졸속적인 정화방식으로 졸속적으로 정화를 한 국방부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철저한 재조사와 정화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다시 국방부가 주도하도록 해서는 안됩니다. 국방부는 재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조사,정화,검증 모든 절차를 춘천시민들이 선택하는 전문가들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P18)
정리하겠습니다.
저는 이번 부실정화사태를 대하면서 처음에는 시민복합공원 추진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부끄러웠습니다. 성급한 생각이었습니다. 10년전 당시 국방부와 춘천시도 이런 생각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50년전까지 채소를 비롯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토였던 땅이었습니다. 그 땅이 50년간 우리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안은 채로 땅 속 깊은 곳까지 오염되고 파괴되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을 돌려받은 땅을 시민공원으로 만들자고 결정했습니다. 그 의미가 무엇일까요? 고속성장의 그늘 속에서 우리 춘천은 도시화로 인하여 병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숲과 생명을 갈망하는 시민들의 바램은 아니었을까요? 결국 부실정화 논란도 국방부의 졸속행정으로 인하여 최단기간, 최저비용으로 정화할 수 있는 방식을 택했고, 춘천은 법과 한계 뒤로 숨어 적극행정을 펼치는 것을 포기한 결과입니다. 땅은 아직 병들어 죽어가고 있는데 그 위에 각종 랜드마크를 설계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땅과 집이었다면 이렇게 했을까요?

근원적인 방법은 정화가 아닌 치유입니다. 땅은 사람에게 거짓을 말하지 않습니다. 개발의 욕망을 품은 사람들에게 결코 생명성을 다시 열어주지 않습니다. 분단의 아픔, 전쟁의 아픔, 거짓의 아픔이 고스란히 캠프페이지 땅속에 묻혀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또다시 시민들에게 보여주기식의 요란을 떨며 정화하는 방식으로는 안됩니다. 땅의 흙을 몇미터 긁어내어 세척해도 땅 속 깊이 숨겨진 오염까지 정화할 수는 없습니다.

P19)
제안합니다. 철저한 재조사를 통하여 땅의 상태를 진단하고, 우선적으로 물리적/화학적으로 할 수 있는 재정화작업을 한 후, 시민들이 결정한 시민공원, 시민의 숲으로 올곧게 만들어야 합니다. 땅의 생명력을 살리고 치유할 수 있는 식물과 나무로 캠프페이지를 채워야 합니다. 그리고 땅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절대적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춘천시민 한명 한명의 이름을 가진 생명의 나무를 심읍시다. 후손 들에게 물려줄 시민의 이름을 갖은 나무를 심어 물려줍시다.

춘천시도 일체의 조급한 개발계획보다는 시민의 숲, 생명의 숲으로 캠프페이지를 만들어갈 것을 제안합니다. 분단의 상처, 전쟁의 아픔, 파괴와 오염의 역사를 품은 캠프페이지를 평화와 생명의 숲으로 치유하고 올곧게 만들어 후손들에게 전해주어야 합니다. 정화가 아니라 치유입니다. 땅의 회복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정부가 책임있는 자세로 재원을 부담해야 함을 촉구합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