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질문

제291회 정례회 시정질문(윤채옥 의원)

춘천의 문화재 정책에 대하여

윤 채 옥

존경하는 이재수 시장님과 이원규 의장님, 한중일 부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 윤채옥 의원입니다. 먼저 문화예술 도시 춘천시정을 위해 애 쓰고 계시는 이재수 춘천시장님과 본 의원에게 시정 질의를 허락해 주신 이원규 의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본의원은 춘천시정에 대하여 크게 두 가지 주제로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나는 춘천시 관내의 역사유적 발굴과 복원을 통하여 한층 더 발전된 문화관광 도시의 위상을 가져야 하지 않겠나 하는 질문과 또 하나는 문화재 문제를 전담할 수 있는 학예사 충원에 대한 문제입니다.

돌이켜 보니 본의원이 질의하고자 하는 두가지 사안은 본의원이 초선 의원 시절인 2012년 7월 행정사무감사에서 질의했던 내용과 똑같습니다. 당시 본의원은 문화예술 도시 춘천의 위상을 높일 만한 문화재 정책을 주문하였고 춘천이궁과 봉의산성 복원문제를 지적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후로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근래에 들어서 강원도와 춘천시가 춘천 이궁문제와 봉의산성 및 주변 유적문제에 대한 자료 축적에 나서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춘천시는 문화관광도시를 표방하고 있고, 일년에 천만명이 넘게 방문하는 문화관광도시입니다. 선진 관광도시들의 특징은 유구한 역사문화유산이 잘 보존되고 그를 통해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본의원은 이런 춘천시의 문화재 정책에 대해 춘천시의 민낯을 드러내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춘천시의 문화재 정책에 대해 몇 가지 질의를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춘천시의 지정문화재 문제입니다.

춘천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선사유적을 보유한 도시임이 중도와 서면, 우두동, 천전리 지역 발굴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이미 수천년전부터 수많은 인류가 거주했던 도시라는 것이 증명된 것입니다. 그런데 춘천시의 지정문화재는 총 45점으로 강릉시 129점의 36%에 지나지 않습니다. 춘천시 소유로 되어 있는 45점의 지정문화재중 6점은 타 지역 문화재로 국립춘천박물관에 있어서 춘천시 소유로 되어 있을 뿐, 실제 춘천시 지정 문화재는 39점에 지나지 않습니다. 본의원이 7년 전 시정 질의를 할 때 춘천시 소유 문화재가 38점이었음을 감안하면 새로운 지정문화재는 거의 없다는 말입니다.

(화면 넘김) 화면에 보이는 대로 춘천의 지정문화재 45점중 39점만이 춘천시 문화재이고 강릉은 129점에 2점의 문화재가 춘천박물관에 있으니 실제는 131점이며, 원주시는 77점의 지정문화재가 있지만 1점이 춘천박물관에 있어 실제로는 78점입니다. 삼척이 45점, 홍천에 37점의 지정문화재가 있다는 사실은 춘천의 문화재 정책에 문제가 있지 않나를 돌아보게 하는 부분입니다. 총 13단계로 분류되는 지정문화재 모든 항목에서 춘천시는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더욱 아쉬운건 근대문화유산으로 불리는 등록문화재는 춘천이 4점, 원주가 8점, 철원8점, 화천군조차 3점을 보유해 춘천이 문화재가 없는 지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입니다.

(화면 넘김) 지금 보는 페이지처럼 정말 춘천이 문화재가 없어서 지정 문화재 숫자가 적은 도시일까요? 문제는 타 지역에서는 보물인데 춘천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대표적인 문화재가 왕의 친필과 왕의 글씨를 보호하는 어필각이라는 생각입니다. 또한가지 사례는 다른 자치단체에서는 사적으로 지정돼 보호되지만 춘천에서는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원주감영, 강릉 임영관지와 대비되는 춘천부 관아와 춘천이궁의 사례입니다. 화면에서 보는 것처럼 수없이 많은 유적과 유물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여기에 더해 춘천에는 조선 제 11대 임금인 중종의 셋째 딸로 비운의 공주인 효순공주의 묘가 남양주에서 이전해 왔지만 이런 사실조차 최근에야 알려진 형편입니다. 춘천시에서는 파악조차 못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조선 중기, 수춘잡기라는 유명한 저술을 남기고 문암서원에 배향되었던 지퇴당 이정형의 사당이 있어도 주목을 받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화면 넘김) 화면에 보이는 것은 춘천의 근대 등록문화재 현황으로 4점의 근대문화 유산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중 마지막으로 지정된 등록문화재가 효자동 성당 옆의 성모수녀회 춘천수련소로 금년 2월 지정되었습니다

춘천의 근대 문화유산과 다른 지자체의 근대 문화유산을 비교해 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지역의 근대문화유산 등록 내용을 보면 춘천에는 근대문화유산의 가치를 지닌 건축물과 건조물이 차고 넘친다는게 학자들과 지역 역사학계의 말입니다.

(화면 넘김) 이 화면에 보이는 것은 원주와 삼척, 철원의 등록문화재와 지금은 사라진 춘천역 사진입니다. 다른 지역의 문화재에 비해 가치가 없어서 춘천역은 철거가 되었을까요? 등록문화재 336호로 지정된 삼척 하고사리역 같은 문화재는 춘천에도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의원 여러분께서 더 잘 아실 것이고, 존경하는 이재수 시장님과 시 공무원 분들도 잘 아실 것이라는 위안의 마음을 가져봅니다.

본의원이 춘천역사문화연구회와 역사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지정 가치가 있는 문화재 현황을 자료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참고로 이 자료는 수년전부터 줄기차게 지적된 내용들로 춘천시의회에서도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고, 문화 예술과에도 여러 차례 현황 자료가 전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화면 넘김) 춘천의 비지정 문화재 현황을 보면 주요 건축 유산과 지정 가치가 큰 문화재들이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캠프페이지 조종사 숙소, 망대, 구 아세아 극장, 이규완 가옥, 춘천미술관, 봄내 극장 등 문화재적 가치가 큰 유산들입니다. 백양리 역과 강촌 역, 경강역, 구 신남역 등 구 경춘선 관련 건축물들도 다수 남아 있습니다.

(화면 넘긴)1933년 완공되어 강원도에서 가장 오래된 소양1교는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만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하였습니다. 소양1교보다 역사가 오래된 현대식 교량이 우리나라에 있을까요? 소양1교보다 원형이 더 잘남아 있는 교량이 우리나라에 있을까요?

(화면 넘긴) 화면 좌측, 남면 가정리에 있는 류성균 가옥과 우측에 있는 서면 박광순 가옥은 스토리 자체가 탄탄한 소중한 문화 유산입니다.

(화면 넘김) 화면에 보이는 것처럼 가정리 류성균 가옥과 서면의 박광순 가옥은 남매가 지은 집으로, 두 가옥 모두 두그루씩의 향나무를 집 앞에 심었는데, 류성균 가옥의 향나무 한그루가 죽어서 그 나무를 건물의 기둥으로 사용해, 살아 있는 향나무와 마주보게 한 특이한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화면 넘김) 이규완 가옥은 춘천 유일의 적산가옥으로 시민의 중지를 모아 지정 여부를 판단해야할 건축물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화면 넘김) 곰실공소는 춘천 최초의 천주교 공소로 죽림동 성당의 모태이기도 합니다.

(화면 넘김) 춘천 미술관과 봄내 극장 역시 소중한 건축 유산이라는 주장이 많습니다. 특히 춘천미술관 1층은 1905년경 지어진 감리교회 건물로 창문 등 일부 변형이 있지만 등록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많다는 주장이 있고, 감리교회에서도 지정을 요구하고 있는 건물입니다.

(화면 넘김) 한국전쟁 후에 생긴 최초의 극장인 소양극장은 이름만 바뀌었을 뿐 원형을 상당부분 유지하고 있습니다.

(화면 넘김) 소양로 기와집 골에 있는 구 아세아 극장은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채 어린이집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화면 넘김) 소양로 칠층 석탑 인근의 구 소양로 상점가 역시 춘천의 근대문화를 잘 보여주는 거리와 건축물이라는 생각입니다.

다음은 본의원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만든 지정을 검토할 만한 유적과 근대문화 유산 목록입니다.

(화면 넘김) 주요 유적과 묘역, 신도비 등 역사문화유산만도 18점에 이르는데 이런 문화재에 대해서는 조사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니 관리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입니다. 더욱이 여기에 수록되지 않은 사당, 효자, 열녀문이 열일곱 곳이나 더 있는 형편이라 전수 조사를 하면 이보다 더 많은 문화유산이 있을 것입니다.

(화면 넘김) 지정을 검토해야할 근대문화 유산 목록입니다. 15점에 이르지만 전수조사를 하면 더 많은 문화유산들이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시장님과 의원님들께서 보신 것처럼 춘천의 지정문화재는 가치 있는 문화재가 없어서가 아니라, 지정을 안 해서 다른 지자체보다 적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문화 예술 도시 춘천을 표방하기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대목입니다.

다음은 문화재 전담 학예사 문제입니다. 춘천의 학예사 문제는 의회 회기 때 마다 지적되는 문제인데 10년이 넘도록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화면 넘김) 강원도내 학예사 보유 현황입니다. 원주가 9명으로 가장 많고 강릉도 5명 인구 2만 5천명의 양구도 2명의 학예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춘천은 담당급 학예사는 없이 8급 학예직 1명이 전부입니다. 원래 1명의 학예관이 있었지만 현재는 직급자체가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문화재 전담 학예사는 사실상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 합니다.

더욱 충격인건 계장급인 6급 학예사가 없는 유일한 지역이 춘천 하나뿐이라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문화재 정책이 기능을 발휘한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춘천에는 학예사로 공채된 분이 한분 있었습니다. 지금은 국장급이 되었는데 당연히 학예관이 있어야 하는데 학예관이 직제에서 빠져 있습니다. 국장급으로 승진하며 학예관으로는 불가능하기에 그런 것이 아니냐는 생각입니다. 학예관이 직제에서 빠졌다면 당연히 그 자리를 채울 인력이 공급되어야 하는데 춘천시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 주시기 바라며 이에 대한 시장님의 답변을 바라겠습니다.

존경하는 이재수 시장님, 이원규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 춘천시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입니다. 문화예술도시를 표방하고 있고, 외부의 관광객을 통한 지역발전을 꾀하는 관광도시입니다. 관광도시의 가장 중요한 콘텐츠가 무엇입니까? 우리가 해외여행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지역이 어디입니까?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보존된 지역이 아닙니까?

춘천은 다른 지자체가 엄두도 낼 수 없는 수많은 역사문화 콘텐츠를 가지고 있지만, 활용보다는 훼손에 열중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우리 지역이 가진 소중한 자원을 통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 시장님의 대표공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춘천의 역사문화 유산에 대한 정책은 전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중요한 사실조차 바로 잡지 못한다면 춘천은 우리안의 자산을 이용하지도 못하고 허울 좋은 관광지라는 오명을 얻게 될 것입니다. 남에게 기대어 지역의 생존을 맡기는 사대주의적인 정책을 펼치는 지자체로 전국의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지역의 정체성과 자긍심은 역사문화유산의 보존과 계승을 통해서 생긴다는 생각입니다. 과거의 모습이 없는데 어떻게 미래를 생각하겠습니까?

역사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습니다. 현재는 과거를 통해 미래로 가는 디딤돌을 놓는 과정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닫습니다. 우리안의 자산으로 행복한 도시 춘천은 소중한 역사문화유산의 보존과 계승을 통하여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안에서 만들어 지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춘천시 문화재 정책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며 춘천에는 일제 신사의 잔재가 버젓이 남아 있어도 시민들은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수많은 청년 학생 독립운동가들이 있었지만 조명제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를 두고 친일청산도 하지 못한 도시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춘천시의 문화재 정책은 단순히 과거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교훈과 유산을 통해 우리안의 자산으로 행복한 도시로 가는 디딤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가진 자산을 제대로 관리하고 보호하며 문화재로 인한 시민 불편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문화재와 공존이라는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지혜가 정책에 반영되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이재수 시장님과 이원규 의장님! 본의원은 춘천의 문화재 정책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나가길 강력히 촉구하며 시정 질의를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