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시의회 ::::

물의 도시 춘천과 물 정책 유감 춘천시의원 박 관 희 존경하는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춘천시 관계 공무원 여러분! 오늘 유감스럽게도 이광준 시장께서 외국에 출타중이라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김연진 부시장님 이하 간부공무원들께라도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이달 초 지역신문에 게재된 기사를 읽다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용인 즉, 이광준 시장께서 기자간담회 대화 중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돼 있다며, 일부 시민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는 상하수도 위탁문제도 장기적으로 한국수자원공사에 위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며, 거대한 물 폭탄이라는 소양강댐 관리를 맡기면서 지방상수도를 수공에 맡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기사를 읽으면서 제 눈을 다시 한 번 의심했습니다. 어떻게 이러한 생각과 발언이 다른 사람도 아닌 춘천시장의 입에서 나왔는가 하는 것입니다. 다른 일이라면 모르겠지만, 이제까지 우리 춘천에서 이루어졌던, 물을 둘러싼 온갖 논의와 주장, 그리고 성과에 있어서, 감히 우리 춘천시정이 역대 춘천시의회는 물론 춘천시민과 지역 시민단체들이 물을 지키고자 했던 의지와 노력을, 이처럼 일언지하에 폄훼하고 무시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은 심정입니다. 아니 반드시 되묻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우리 춘천은 자타가 인정하는 ‘물의 도시’입니다. 때문에 물로 인해 벌어지는 온갖 크고 작은 논의에 항상 비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건교부와 환경부 그리고 수자원공사를 앞세운 정부의 왜곡된 물 정책, 합리성과 정당성이 무시된 채 수적정치적 우위만을 앞세운 수도권의 이익만을 위해 펼쳐지고 있는 잘못된 물 정책에 오늘 이 시간까지도 고통 받고 있습니다. 이 같은 고통은 중앙정부의 왜곡되고 이기적인 물 정책에서 기인한 것이지만, 춘천시정의 수자원에 대한 몰이해와 안이한 사고방식에도 큰 문제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춘천시정은 이제까지 물로 인한 피해에 대책 없이 하소연하고, 중앙에 기대려고만 했지, 언제 우리의 피해를 객관적으로 조사해 그것을 계량화하고, 우리의 고통을 바탕으로 성장해 오면서도 더욱 뻔뻔스럽게 권리만을 요구하고 있는 수도권과 중앙정부에 당당하게 우리의 권리를 요구한 적이 있습니까 우리 26만 춘천시민은 이제까지 물로 인해 수없이 많은 고통을 당해오면서도 언젠가는 찾게 될 ‘물의 가치’와 당당한 ‘물의 권리’를 위해 집요한 물값납부 요구에 결연히 대처하며 저항해 오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물 값을 납부하지 않고, 당당히 우리의 미래가치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권리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 민선3기 전임시장 때에도 이 같은 논쟁, 물값납부를 위한 시 집행부의 어처구니없는 시도가 6대 춘천시의회에서 좌절된 사실이 있었음을 집행부 공무원들께서도 잘 아실 것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이광준 춘천시장이 발언한 대로 상수도를 수자원공사에 맡기겠다는 발상은, 춘천의 ‘물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며, 우리 26만 춘천시민과 그동안 이를 이끌었던 춘천시의회, 지역시민단체들의 꿈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송두리째 뽑으려는 것이라고 규정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부시장님 이하 춘천시 집행부 간부공무원 여러분! 춘천시가 부족한 예산을 보충하기 위해 민간의 투자를 유도한다는 것이 그 이유이겠지만, 민간은 결코 돈 되지 않는 곳에 투자하지 않습니다. 수도와 같은 네트워크 산업의 경우 인구가 희박한 시골에서는 기존 시설마저 폐기하는 것이 기업의 논리입니다. 특히 기업이 20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허울 좋은 구호요, 헛된 꿈일 뿐입니다. 물 민영화에 따른 가장 큰 논란은 수도요금의 인상입니다. 어떤 방식을 채택하더라도 수도요금 인상은 불가피합니다. 90년대 상반기 프랑스와 영국의 수도요금은 각각 150%, 106% 인상됐으며, 대표적 물 부족 국가로 꼽히는 인도의 경우 수도 사업을 민영화한 이후 25% 수도요금이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물 민영화 이후 물 가격 상승이 뒤따랐음에도 불구하고 수질 및 서비스가 결코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상수도를 민영화하겠다는 것은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 얘기이며, 서민들은 물조차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뜻입니다. ‘부익부 빈익빈’의 물이 아니라, 시민 누구나 보편적으로 물을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물 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춘천은 전국 어느 지자체보다 일찍 물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춘천시정 만이 이러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며, 수돗물 민영화 계획을 즉시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춘천시의회 Chuncheon City Council

공지사항

박관희 의원 (제189회 5분자유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