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보호소 예산 삭감, 다시 한번 생각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매주 일요일 춘천시 유기동물 보호소를 위해 진행되는 봉사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봉사자입니다.
보호소 신축과 관련해 의원님께 부탁드릴 말씀이 있어 이렇게 글 남깁니다.

제가 활동을 시작한 2009년부터 지금까지 봉사에 참여하며 춘천시 보호소가 참으로 많은 사건과 변화를 겪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보호소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이 그곳의 열악한 환경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모습도 보았고,
작년 구제역으로 인해 보호소 출입이 제한된 후 관리 소홀로 방치되다시피 한 보호소 동물들의 모습이 인터넷에 퍼져 춘천시청에 수많은 민원과 항의가 빗발쳤던 일도 기억합니다.
여러 봉사자들이 보호소 소장님께 건의도 해보고, 시청에 민원을 넣으며 개선을 촉구해 보았지만,
그때마다 돌아온 대답은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과 보호소 신축을 할 예정이니 그때까지 기다려달라는 이야기 뿐이었습니다.
일례로 아래는 2010년 3월에 올라간 민원에 대한 답변 중 일부입니다.

[나. 견사교체 및 추가설치 건은 내년도 보호소 신축 등으로 많은 예산이 소요되므로 빠른 시일내에 기존 견사 보수 및 추가설치(2식)톡록 하여 가급적 보호소 환경이 개선되도록 시정하겠으며,
다. 보호시설 신축건은 시설부지를 확보 최신식으로 신축하여 깨끗하고 쾌적한 시설을 제공하도록 시정하겠으며......]

2009년에 드린 질문에서는 2010년에 보호소 신축 예정이라는 답변이 돌아왔고,
작년 민원에는 “나.”의 내용과 같이 내년(2011) 보호소 신축에 대해 언급을 해 주셨습니다.
이제 시에서 약속하신 2011년도 다 지나갔고,
얼마전 모 신문에는 강의원님께서 유기견 보호소 신축예산을 불필요하다고 말씀하신 부분이 기사에 났더군요.

노인복지, 무상급식 등 다른 무엇보다 보호소 신축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말씀은 절대로 아닙니다.
저 또한 평소 강의원님의 소신있는 뜻과 행동을 많은 부분 찬성하고 지지하는 춘천 시민입니다.
다만, 보호소 관련 예산을 무조건 불필요하다고 삭감하실게 아니라 보호소 사정과 관리의 어려움등을 한번만이라도 살펴주십사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기존의 보호소 시설은 너무나 낙후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여기에서 예산을 더 삭감한다면 현재 근무중이신 용역직원분들도 더이상 일할 수 없게 될 것이고(실제로 소장님 외 보호소 관리 직원분들은 이달 말에 계약이 만료되고 재계약은 없다고 합니다), 그나마 조금 개선된 보호소 환경은 수포로 돌아가겠지요.
보호소에는 더럽고 병든 동물들만 있는 것처럼 보일테고, 그런 동물들은 누구도 선뜻 입양하려 하지 않습니다. 넘치는 동물들을 감당하지 못해 안락사를 해야하거나, 관리 소홀로 죽어가는 아이들도 생기겠지요.
그 아이들은 관리만 제대로 된다면 충분히 재입양으로 새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단지 인도주의적인 이유에서뿐만이 아니라, 보호소에 대한 이미지 개선으로 원활한 입양이 이루어져야 안락사나 사체처리, 병원진료 등에 드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호소 신축과 관리 인력의 공급이 선행되어야합니다.

지난 여름 인터넷에 춘천시 보호소의 열악한 시설 사진이 유포되 비난의 포화를 받았던 것을 알고 계시는지요?
그랬던 춘천 보호소가 이제는 타 지방 보호소 봉사자들에게 모범이 되는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보호소 시설과 환경이 엄청나게 좋아져서가 아닙니다.
조금씩이라도 변화하고 노력하는 춘천시의 모습에 감동한 것입니다.
계속해서 춘천시 유기동물 정책에 대해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세요.
우리 봉사자와 시민들 뿐 아니라 타 지역의 보호소와 단체에도 본받아야 할 사례로 널리 알려질 것이고, 그렇게 우리 사회의 유기동물 보호소와 동물에 관한 처우가 하나 둘 씩 개선되어 나갈 것입니다.

강의원님이라면 세상 가장 소외된 생명들에 대해서 조금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지 않을까 싶어 이렇게 두서없이 긴 글을 남깁니다.

끝으로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인용하며 글 마치겠습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