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자유발언

남상규 의원(제249회 5분 자유발언)

사랑하는 춘천시민 여러분!
그리고 존경하는 선.후배 동료의원 여러분, 지난 6.4지방선거를 통하여 주민의 충실한 일꾼이 되라는 소임을 부여받은 신사우동 지역구의원 내무위원회 부위원장 남상규입니다.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익혀야 할 것도 많은 한 달 짜리 초선의원으로서 의정활동에 부족한 점 투성이지만, 여러 선.후배 동료의원들 덕에 부끄럽지 않게 체면치레만 하고 있는 본 의원이 자유발언을 통하여 춘천시정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하고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존경하는 선.후배 동료의원과 이 자리에 임석한 용용 춘천시장을 위시한 집행부 공무원 여러분 그리고 춘천시민들의 따뜻한 사랑을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소견이지만 자유발언의 논조에 대한 오해 없이 춘천을 사랑하는 초선의원의 치기라고 이해하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공자의 《예기》 <단궁하편>에 “가정맹어호”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공자가 제자들과 노나라의 혼란 상태에 환멸을 느끼고 제나라로 가던 중 허술한 세 개의 무덤 앞에서 슬피우는 여인을 만나 사연을 물은 즉 시아버지, 남편, 아들이 모두 호랑이에게 잡아먹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공자가 \"그렇다면 이곳을 떠나서 사는 것이 어떠냐\"고 묻자 여인은 \"여기서 사는 것이 차라리 괜찮습니다. 다른 곳으로 가면 무거운 세금 때문에 그나마 살 수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였고 이에 공자가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도 더 무섭다는 것을 알려주는 말이로다.\"라고 하였다 합니다.

그리고 중국 역사에서 가장 정치를 잘했다 해서 명군 중의 명군으로 꼽히는 당태종이 ‘정관의 치’로 칭송받는 정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인사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당 태종은 황제 후계권을 놓고 형과 경쟁해서 이겼으나 집권 후 경쟁과정에서 형의 편에 서서 자신을 죽이려 했던 위징을 직접 만나보고는 그를 간의대부로 중용하고 재상으로까지 승진시켰다고 합니다. 자신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보다 그의 식견이 가슴에 더 크게 와 닿았던 것이랍니다. 당 태종이 위징에게 제왕은 무엇을 중시해야 하는가를 묻자 위징은 삼경훈, 즉 동경, 사경 그리고 인경을 말했다고 합니다. 세 개의 거울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으로 동경은 매일 아침 자기를 비추어 보는 거울이고, 사경은 역사 공부를 통해서 국가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잡아 나가라는 뜻이며 마지막 인경은 사람을 알아보고 골라서 쓰는 거울이라고 합니다.
존경하는 선.후배 동료의원, 그리고 최동용 시장님 이하 집행부 공무원 여러분, 정치는 당장이 아닌 다가올 미래를 위한 포석을 준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바탕으로 배려와 소통 속에서 시민을 위한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어 가는 것, 즉, 춘천이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모두가 함께 동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만들어 가는 것, 이것이 27만 춘천시민들께서 추구하는 정치의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이곳에 자리한 집행부와 시의회 모두는 이점을 명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지난 2주간 제 249회 임시회의를 진행하면서 본 의원은 너무나 답답하고 황망하였습니다. 6.4 지방선거를 통하여 영예롭게 선출된 신임 최동용시장과 주민의 선택을 받고 새롭게 구성된 시의회가 새로운 시작을 하는 현 시점에서, 우리모두가 이 자리에 존재하는 이유이자 2014년 민선6기와 제9대 춘천시의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 나아가야 할 시대적 과제를 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민선5기의 파행으로 춘천시민들이 겪어야 했던 그간의 고통을 기억하고 민선6기에서는 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행정과 의회의 합리적인 견제의 모습으로 일하는 행정, 공부하는 의회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으나 믿었던 민선6기 행정집행부는 의회의 바람을 여지없이 짓밟아 버렸습니다.

자치단체 수장의 측근인사는 권력의 속성상 비리와 독선을 동반할 우려가 농후하기에 더욱 신중을 기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현 민선6기에서는 오히려 측근인사에 권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민선5기까지 별탈없이 잘 유지되어왔던 비서실장의 급수를 1천4백 공무원 조직의 사기는 고려하지 않고 의회의 의견도 무시한 채 5급으로 무리하게 변경하고자 하였습니다. 이에 의회에서는 이를 바로잡고자 제지를 하려 하였으나 조직개편 및 인사문제와 결부되어 민선6기 행정의 원활한 시작이라는 거시적 행보를 위하여 부득이하게 철회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는 명확히 잘못된 인사이었습니다.

최동용 시장께 제언합니다.
취임사에서 적수천석(滴水穿石)의 마음가짐으로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신 시장님의 취임일성이 초지일관하시길 간곡히 바라며 시의회 역시 당적을 떠나 춘천시의 비전을 위해 합리적 견제와 균형적 협조를 약속드립니다. 현대사회는 리더 한사람이 만기친람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인사는 그야말로 만사입니다. 따라서 사나운 개가 시정을 흐리거나 인의 장막을 치는 마피아를 빗대어 만연하고 있는 조직 패거리 문화가 시 인사행정에 투영되지 않기를 당부 드립니다.

오늘의 언행 하나하나가 춘천의 역사가 되고, 춘천의 미래가 된다는 것을 한시도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춘천시민여러분 그리고 선.후배 동료의원여러분!
미흡한 논리로 많은 의미를 담아보려 하였으나 졸필이었음을 양지하시고 너른 아량과 혜안으로 너그러이 보아주시기를 바라며 자유발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