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자유발언

2024년 회기를 마감하며(제339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

□ 제목 : 2024년 회기를 마감하며

안녕하십니까. 나유경 의원입니다.

먼저 5분 발언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24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본회의를 끝으로 2024년도 회기일정을 마감합니다. 참으로 다사다난 했던 한해였습니다. 기초의원으로서 여기 계신 모든 의원들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의원이지만 생각과 신념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고 물론 정당이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펼쳐 주민의 표를 획득함으로써 지방자치 행정에 참여하게 되는 대의민주주의 핵심 주역입니다. 정치적 중립을 요구받지 아니하며 오히려 정치적 신념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의원의 정치적 견해 표명은 자유로워야 합니다.

어떠한 문제에 있어 반대하는 의견이나 찬성하는 의견이나 모두 존중받아야 합니다. 생각과 뜻이 다르다 하여 하기 싫은 불리한 싸움이라 규정하고 그것을 정쟁이라는 프레임에 가둬서 해야 할 토론을 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의원으로서 직무 유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예결위가 한창이던 며칠전 지난해 저에게 내려졌던 징계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을 받았습니다.

판결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원고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신상발언을 하였고 그 발언 내용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따라 보호되는 표현이므로, 지방자치법 및 춘천시의회 회의규칙이 정한 희의질서 유지에 관한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 즉 이 사건 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하지않아 위법하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공개회의에서의 경고처분을 취소한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상반된 의견은 토론과 표결 등으로 얼마든지 공정한 방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으며 그것이 의회가 할 일입니다.
그럼에도 소수의 의견을 압박하고자 공정한 방식을 제쳐두고 징계라는 수단으로 정당한 의정 활동을 막는 것은 시민들이 원하는 의회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역지사지 (易地思之)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에서 서로 배려하고 소통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역지사지라고 생각합니다. 춘천시의회가 23명의 의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한 다수와 소수는 언제나 존재하게 됩니다. 다수의 힘은 소수를 억압할 때 쓰면 안될 것입니다. 이번 판결로 인해 춘천시의회가 공정과 상식으로 다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이번 회기에서 예결위원으로 당초 예산 심사를 마치며 마음이 많이 무겁습니다. 예산을 삭감할 수 있는 권한이 의원에게 있다고 하여도 그것을 과연 어떻게 잘 조율해야 하는가는 매번 힘든 과정입니다.

지방의원의 본질적인 임무인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며 시민들의 세금이 낭비없이 효율적으로 잘 사용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공무원들이 친절하게 주민들의 민원 처리를 하고 있는지 법과 규정에 맞게 사무를 처리하고 있는지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잘 살피고 있는지 주민들이 꼭 필요로 하는 사업들을 잘 챙기고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살펴야 합니다.

시민의 혈세는 오롯이 시민들을 위해 쓰여져야 합니다. 그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다소 아쉬운 부분은 우리가 예산을 심의하는데 과연 선택적이거나 감정적이지는 않았나입니다.
예산심의는 의원의 존재 가치입니다.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의원들은 시민들의 대리인으로 제대로 심의를 해야합니다. 그 권한을 함부로 남용해서는 안되며 의원의 모든 결정은 시민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결과는 시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간혹 “지방의원 다 없애야 돼”라는 말씀을 하는 시민들도 계십니다. 얼마나 실망을 하셨으면 그런 말씀을 하실까 하고 생각도 합니다. 그러나 지방의원을 다 없애면 독재정치가 부활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방의원의 가치는 의원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지금은 비상시국입니다. 지역경제도 위축되고 시민들이 매우 불안해 합니다. 우리 의원들이 앞장서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부디 우리 스스로 올 한해를 돌아보며 보다 더 가치있는 의원이 될 수있도록 성찰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4년 마지막 정례회를 마치면서 영화 ‘증인’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우리 스스로에게 묻고싶습니다.

당신은 좋은 의원 입니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