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해요 싱총린씨
- 춘천시민의 품으로 -
춘천시의회 윤채옥의원입니다.
저는 춘천시의회 의정활동과 연계하여 2011년부터 동료의원 5명과 함께, 요즘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문제점들을 심도 있게 연구하고자 의회 안에 연구회를 구성하여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연구회의 이름은 “춘천시의회다문화가정연구회”로서, 국제결혼을 통하여 우리시로 이주해와 가정을 이루고 사는 이주 여성들이 춘천시민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결성한 것입니다. 우리 연구회는 행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책을 개발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파악하여 빠른 시일 내에 우리 춘천시민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동안 우리 연구회는 결혼 이주 여성들을 중심연구대상으로 결혼중개업체의 현재와 발전 방안, 그리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역할, 중앙정부와 춘천시의 행정지원 정책 등 여러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활동해 왔습니다.
특히, 연구회는 다문화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다문화가정이 정말 어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많은 이주 여성과 배우자 그리고 그 가족들을 만나서 의견을 수렴해왔습니다.
현재 춘천에는 공식통계상 901명의 이주 여성이 춘천에 거주하고 있으며 주요 이민국으로 초반기에는 중국, 일본 여성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들어 베트남,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순으로 날로 국가도 다양해지고 그 숫자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만남을 가졌던 많은 다문화가정 중 일부는 건강한 가정을 꾸리고 경제적으로도 부족함 없이 살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거의 대부분의 가정은 경제난으로 고충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다문화가정의 문제점은 많이 대두되어 왔으며 그에 대한 원인과 해결방안도 많은 연구정책 자료와 행정시책 등으로 발전해 오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다양한 국적의 이주 여성들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특히 경제적인 문제는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연구회 활동을 해오면서 다문화가정 중 정말 어려운 가정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보다 현실적인 도움을 주자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다문화지원센터에서 추천한 캄보디아 출신 이주 여성인 싱총린씨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싱총린씨가 살고 있는 마을은 해발 350에서 500미터의 산으로 둘러싸인 북산면의 산골마을로서, 무더운 환경에서 자란 캄보디아 출신의 싱총린씨는 우리를 만나자 어렵게 입을 떼면서 추위에 적응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하소연 하였습니다.
11월 초, 연구회가 처음 방문할 당시 싱총린씨는 아이를 업고나와 우리를 밝은 미소로 맞이하여 주었고 저희는 방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하자고 청하였습니다.
하지만 싱총린씨는 지금 집에 난방을 위해 불을 때고 있으며, 연기 때문에 들어 갈수가 없고 아이가 기침을 하여 불을 땔 때는 항상 나와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는데, 왜 불을 때는데 연기 때문에 방에 들어 갈 수 없다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방문을 열어본 후 싱총린씨가 왜 그런말을 하는지 금방 이해가 되었습니다. 어디서 들어왔는지 모를 연기가 좁은 방안 가득 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민망스럽게 서 있는 우리에게 싱총린씨는 지금 현재 제일하고 싶은 것이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싱총린씨의 그러한 말에 저희는 놀라움에 앞서 가슴속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려야만 하였습니다.
더욱이 신혼살림 방이 예전에 소 마굿간을 개조하여 신혼살림을 한다는 말에 저희는 더욱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만약에 내 동생, 내 딸이 결혼하여 생활하는 환경이 그렇다면 당장 데리고 가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몇 번이고 고향으로 가고 싶은 마음에 고개를 넘고자 하였지만 시내버스가 없어 고개를 넘다 마을주민들을 만나서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집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는 정말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아픔을 우리 연구회에 남겨주었습니다.
이 만남은 우리 연구회에 많은 생각과 과제를 안겨 주었으며, 우리가 당장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기게 만들었습니다.
어떻게든 싱총린씨를 이곳에 정착하여 가정을 잘 이루고 행복할게 살 수 있도록 우리가 가슴으로 안아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연구에 중점을 두었던 결혼중개업체와 정부의 결혼정책 등 시스템을 탓하기 보다는 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하자는데 머리를 모았고, 이 이주 여성이 산골마을에 꼭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작지만 사랑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안정적으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새롭게 집을 지어 주고자 의견을 모았습니다.
우선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과 사랑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는 봉사단체인 해비타트를 찾아가 싱총린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고 함께하자는 의견을 모았으며, 15평 규모에 방2개 그리고 거실과 욕실이 딸린 집을 지어 싱총린씨가 마음껏 더운물에 샤워를 할 수 있는 시설을 꼭 만들어 주고자 연구회원 모두 열심히 뛰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우리 연구회의 뜻이 알려지자 춘천시 여러 독지가들이 내일처럼 앞장서 도움을 주셨습니다.
신동면 춘천농산 김재익 대표님, 동춘천농협 김유정 지점,
해비타트춘천지회, 수자원공사소양강댐관리단, 농협춘천시지부, 신한은행 춘천시청출장소, 한국타이어 임기수회장님, 강원방송 김응태 회장님, 춘천정화조청소대행업, 새춘천로타리클럽, 춘천디지털사무기, 호반용역, 로타리클럽지역위원회, 그리고 21명의 춘천시의원 및 직원, 그리고 시 집행부 공무원들이 십시일반 뜻을 모아 1,800만원을 모았고, 우성건축사의 무료설계지원과 강원레미콘의 기초공사 지원 또한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힘이 보태져 사랑의 집은 곧 완성을 앞두고 있으며 이번 크리스마스에 입주가 될 수 있도록 진행 중에 있습니다.
낮선 한국 땅에 두려운 첫발을 내딛고, 아름답고 살기 좋은 춘천의 인심 좋기로 소문난 산골마을 북산면 부귀리까지 행복을 찾아 결혼이라는 마차를 타고 머나먼 여행을 온 싱총린씨가 자기가 처한 상황을 극복하고 희망과 자신감을 갖고 행복하게 사는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는 계속 함께할 것입니다.
이 번 회기 춘천시의회의 예결위에서 다문화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결혼이주 여성들에 대한 직업훈련 지원비가 전액 삭감된 것에 대하여 본 의원은 너무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 땅에 시집을 와서 뿌리내리고 살기위해 일자리가 필요하다면 그 일자리에 가서 행복하고 보람된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을 해 주어야 함에도 그 예산을 편성하지 못했습니다.
예결위원의 한사람으로 그 자리에 있었지만 꼭 필요한 직업훈련 지원비에 대한 예산을 편성시키기 못하고 그 예산이 삭감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다문화가정과 결혼이주 여성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꼭 필요한 예산인만큼 추경예산으로라도 편성이 되어 결혼이주 여성들이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는 소망과 함께, 우리 지역에서 살고 숨 쉬고 있는 다문화가정이 모두 행복한 춘천시민이 되도록 춘천시민여러분, 함께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