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도심 속 슬럼가 퇴계동 9통의 정비를 제안하며
오늘은 여러분께 사진 몇 장을 보여드리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이곳이 어디일까요?
벽은 갈라지고, 골목길은 좁아서 차량 한 대 들어가기도 어렵습니다.
동네의 절반 이상이 빈집이고, 나머지 절반도 80대이상 어르신들이 겨우 살아가고 계십니다.
종일 오가는 인기척은 드물고, 고양이나 쥐 등이 제집 드나들 듯 할 뿐입니다.
짐작이 가실까요?
퇴계동 9통 1, 2반.
제 지역구이기도 한 이곳은, 퇴계동 행정복지센터 인근의 도심 속 슬럼가입니다.
60년대 초 시멘트 블록으로 지어진 27호의 가구가 60여 년이 넘는 동안 제대로 정비되지 못한 채 지금의 저 모습이 된 것입니다.
고층 아파트와 고속 기차가 다니는 2021년에도 여전히 60년전의 퇴계동이 현재 진행형인 곳입니다.
퇴계동은 현재 강원도내에서 인구 규모와 주거단지가 가장 많은 동으로, 진작에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섰고
이제 곧 5만명 입주를 앞두고 있을 만큼 춘천을 대표하는 지역입니다.
그런 시내 중심가인 이곳에 문득 섬같이 비좁은 골목과 낡은 집들, 무너져가는 담장과 마주칩니다.
도심 속 슬럼이 되어가면서 집을 가득 채웠던 주민들이 떠나고 21년 6월 현재, 주민등록상 21세대 37명이 거주하고 계십니다.
주택의 균열과 파손 등 안전사고의 위험뿐 아니라, 분뇨처리가 안된 채 방치된 빈집에서 발생한 악취 등,
주민들의 삶의 질과 도시의 경관을 헤치는 많은 위험요소들이 산재해있습니다.
한겨울 보일러 급유차량 조차 드나들지 못한 이곳에 지난 해 연탄나눔을 하러 집집마다 방문한 일이 있었습니다.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이곳에 살 수밖에 없을 만큼, 경제적 신체적으로 취약한 분들을 뵈었습니다. 안타깝고 송구스러웠습니다.
시민의 삶을 더 행복하고, 더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시정부와 의회의 일인데, 제가 있는 지역구에 이렇게 낙후된 공간이 있었는데도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에 대해 더욱 죄송했습니다. 물론 이전에 퇴계동 9통 1,2반에 대한 재건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4년전 주민 일부와 우리 의회의 의원 몇분이 이 지역의 위험과 심각성을 공감하고 개발 논의를 하였으나
주민들 간의 의견이 달랐던 데다 이권 개입 의혹까지 불거져 무산된바 있습니다.
지금의 이곳은 4년전 보다 더 낡고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붕이 붕괴되거나 화재사고의 위험은 곳곳에 산재하고 있습니다.
14채의 빈집이 품어내는 분뇨의 악취도 삶의 질에 큰 위협이 됩니다.
지난 2015년에 주민들의 건의로 춘천도시계획 상 256m의 소방도로 2개 노선이 결정된 바 있으나
당시 춘천시는 예산 등을 이유로 차년도로 미뤘고,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어떠한 정비도 이뤄진 바 없습니다.
시장님,
이곳에도 우리의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춘천시 어느 분의 시민도, 위험하거나 불편하게 살도록 방치해서는 안됩니다. 도로를 정비하고, 오수관로를 제대로 개설하는 등
지역의 재정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퇴계동 9통 1,2반이 도심속 슬럼가가 아니라 아름답고 거닐고 싶은 골목길로, 따뜻한 겨울을 위해, 도시가스나 급유차량이 드나들도록
충분히 너른 공간을 확보해주어야 합니다. 빈집을 정비하고 새로운 이웃들이 찾아들어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제 무더운 여름이 곧 시작될 것입니다.
골목에 인분의 냄새 대신 꽃향기가 퍼지도록 하루속히 지역 정상화를 위한 논의와 실천 방안이 마련되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