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차논란, 시민중심의 행정감수성 전환 계기로 삼아야
아침 7시면 어김없이 우두동 버스정류장에는 가방을 메고 버스타는 춘천시장이 있었습니다. 어느 해외선진도시의 이야기도 아니고 바로 우리 춘천시장의 모습이었습니다. 누군가는 그것이 서민코스프레가 아니냐며 비판 할 지 모르겠으나 춘천에서 태어나 살아오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모습이었기에 제겐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감동이었습니다. 그런 분이 느닷없이 황제안마의자, 황제의전논란에 휘말렸습니다. 그 이유와 배경이 무엇이든 잘못된 것입니다. 잘못됐으면 사죄해야합니다. 근원적인 이유를 찾아 쇄신해야 합니다.
고급관용차문제는 춘천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모 국회의원이 밝힌 자료에 의하면 전체 공공기관 중 관용차를 사용하지 않는 56개 기관을 제외한 대다수 기관이 3,000cc이상의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형세단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춘천의 전직 시장도 지금 고급관용차논란이 일고 있는 차량구입과 개조비용까지 합한 금액보다도 비싼 총 6천 1백만원에 구입한 대형승용차를 사용했습니다. 때문에 공공기관장들의 과도한 의전관행은 사회적 관심사였습니다. 춘천시민정부를 표방하며 관주도에서 시민주도로 패러다임을 바꿔나가는데 있어서 이러한 논란들은 혁신동력을 급격히 저하시키는 일이 되기 때문에 더 세심한 행정이 필요한 영역이었습니다. 오히려 먼저 쇄신해야할 영역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행정의 ‘감수성’입니다. 행정집행에서 판단이 필요할 때 집행권자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정서에 부합한 것인가를 먼저 살피는 것이 ‘시민중심행정’입니다. 판단의 기준이 ‘시장’이 아니라 ‘시민’이라는 말입니다. 춘천시민정부가 최우선으로 내세운 원칙 아닙니까? 각종 법과 규제에 소극행정풍토가 만연한 현실에서 어떻게 이번 일만큼은 논란이 충분히 예측되는 일임에도 ‘적극행정’을 했던 것일까요? 이재수 시장이 관용차량 때문에 정말 불법을 감수하고 소위 황제안마의자를 설치하라고 지시했을까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입니다.
강력한 감사가 필요합니다. 추진과정 전모와 이에 개입된 모든 사람들을 철저히 조사하여 책임져야할 사람들은 명확히 책임을 물어야하며 시장이 책임져야할 일이 있다면 직접 책임져야 합니다. 또한 강력한 인적쇄신이 필요합니다. 인사의 최우선원칙을 ‘시민중심 감수성과 판단기준’을 가진 인물을 우대하고 전면에 전진배치해야 합니다.
늘 의회와 시민들은 적극행정을 주문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에 적극행정을 하라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진정으로 시민들을 중심에 생각하는 정책을 소신있게 처리하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춘천시민정부가 추진해온 시민의 뜻을 더 깊고 넓게 받들고자한 춘천시민주권제도의 모색, 50년간 누적되어온 거미줄같이 복잡한 노선체계를 한 번은 바꿔야한다는 바램에 대한 응답은 준비의 미흡함과 과오로 인하여 시민들의 고통이 따르고 있는 부분들도 많지만 그 것이 사적욕망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보편적 시민다수의 뜻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면 부족함과 실수가 있다면 깨끗이 사과하고 진정성있게 정책을 일관되게 펼쳤을 때 결국 그 성과는 시민들께서 알아주실 것입니다. 바로 그런 것이 적극행정입니다.
또한 추진과정의 잘못이 있다면 겸허히 인정하고 사과하되 시민을 향한 순수한 진정성과 충정이 왜곡되는 행위, 정치적 악용에 휘말릴 소지가 있는 내용에 대하여는 단호하고 강력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진정한 행정의 감수성이란 정치와 이념의 혼란으로부터도 자유롭게 소신행정, 적극행정을 할 수 있는 환경과 풍토를 보장해야하며, 소극행정에는 단호함이 필요하다는 점 춘천시장님께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직원들의 사기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부디 이번 일을 ‘시민중심 감수성’이 행정철학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시집행부의 수장으로서 이재수시장의 결단을 촉구하며 강력한 감사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