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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산의 제 이름을 찾아주어 우리의 역사문화를 바로 잡아봅시다 (제310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

< 청평산의 제 이름을 찾아주어 우리의 역사문화를 바로 잡아봅시다 >

안녕하십니까?
춘천시의회 복지환경 위원회 이대주의원 입니다.
이 자리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할수있게 도움을 주신 선배 후배 동료의원님께 감사에 말씀을 전합니다.

얼마전 지인의 권유로 지난 5월에 발간된 우리 시보인 ‘봄내’지를 보고 새삼 부끄럽기만 하였습니다.
오봉산 청평사에서 청평산 청평사로 제 이름을 찾아주자는 말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춘천시 북산면 청평리에 자리하고 있는 청평사에 대해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 청평사를 어머니의 품처럼 감싸고 있는 산의 이름을 알고 있는지요?

우리 춘천시민 열 분에게 물었더니 아홉 분이 오봉산이라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오봉산이 지닌 뜻에 대해 연이어 물었더니, 봉우리가 다섯 개이기 때문이라는 답을 주셨습니다.
오봉산이란 이름은 누구에 의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1960년대 초 행정편의에 의해 이름이 지어진 것으로 보이며,
그 산을 바라보았을 때 외견상 다섯 봉우리가 보여서 이렇게 이름을 명명했다고 들었습니다.

조선 시대에 작성된 문헌에 청평사와 관련하여 공통으로 표현되는 산의 이름이 있습니다.
청평산이란 이름이 그것입니다. 청평산에서 ‘청평(淸平)’이란 무슨 뜻인가요?

‘눈이 부시도록 맑고 깨끗하여 더없이 평화롭다’라는 뜻입니다.
청평산의 이름은 고려 때 인물 이자현 때문에 만들어졌습니다.
이자현(李資玄)은 고려 왕실과는 절대적 권력이 있었던 왕실 외척 가문의 인물입니다.
이자현의 할아버지 이자연은 그의 세 딸 모두를 왕비로 출가시켜
이후 고려 왕실에 여러 명의 왕을 배출시킨 가문의 인물로 그야말로 고려 왕실의 막강한 외척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자현은 이러한 막강한 권력을 버리고 경운산(청평산의 옛 이름)으로 들어와
아버지가 세운 보현원을 문수원으로 고치고 평생을 이곳에서 청빈하게 수행하며 세상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이자현이 이곳에 들어오자 사나운 짐승이 모두 물러가고 청정한 상태의 선원이 되었기에 산 이름을 청평산으로 부르게 되었고
이후 고려를 거쳐 조선 시대에 많은 시인 묵객과 고승이 이곳에 다녀가거나 이곳에서 심신을 수양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청평사는 고려 때는 물론 조선 시대에 청평산에 깃든 천년 고찰로 선비들 사이에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역사 문화적 배경을 가진 청평사는 춘천의 정신사적 가치를 드높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지도에도 ‘청평산’의 옛 이름인 ‘경운산(慶雲山)’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유와 근거도 없이 산의 외형이 다섯 봉우리로 이루어졌다는 그 뜻만을 취하여 오봉산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경상북도 봉화에 가면 ‘청량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이 절을 부를 때 꼭! ‘청량산 청량사’라고 부릅니다.


저는 ‘청량산 청량사’라고 불리듯이, 청평사가 ‘청평산 청평사’로 불리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청평사는 천년을 훌쩍 뛰어넘는 역사문화의 숨결이 숨 쉬고 있는 춘천 정신문화의 본원 중 한 곳입니다.

근원도 없고 정체성도 없는 오봉산이란 이름을 하루빨리 걷어내고,
제 이름인 ‘청평산’으로 조속히 바꾸어 청평산이 제 뜻과 제자리를 찾게 되기를 강력하게 희망하며 이 발언을 마치고자 합니다.

끝까지 경청해주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