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춘천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나유경 의원입니다.
여러분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말을 아십니까?
차별을 하고자 하지 않지만 무의식중에 차별하고 있어도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 차별을 하지 않는 선량한 시민이라고 믿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결정장애라는 말은 결정을 못 내릴 때 쓰는 말입니다. 무언가에 장애를 붙여 부족함, 열등감을 의미하고 그런 관념 속에서 ‘장애인’을 늘 부족하고 열등한 존재로 인식하게 하는 차별적 말입니다.
또 한 예로 장애인에게 “희망을 가져라” 라고 위로나 격려를 쉽게 말합니다. 그러나 희망을 가지라는 건 현재의 삶에 희망이 없음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장애인의 삶에 당연히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차별적인 표현입니다. 설령 장애인이 사회적 조건으로 인해 생활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것은 장애인이 희망을 가져야 할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변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예를 들면 외국에서 온 이주민에게 “한국인 다 되었네요”라고 칭찬으로 한 이 말을 이주민들은 차별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자신이 귀화해서 한국에 오래 살아도 온전히 한국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악의 없이 하는 말 속에 차별을 내포하고 있는 것을 선량한 차별이라고 합니다.
우리 춘천시의 각종 건설과 사업 및 행사 등에서도 이런 선량한 차별들이 너무나 쉽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반다비체육관 에서도 다수의 사례가 있었고, 최근 건설된 공지천 출렁다리를 보면 한쪽 편에만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다리 위에는 휠체어가 양방향으로 동시 이동이 어렵습니다.
이 출렁다리를 아무 문제 없이 건너는 분들은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일상적으로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이 노력해서 얻은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조건이라 우리는 특권이라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구조물이나 제도가 누군가에게는 장벽이 되는 그때 비로소 우리가 누리는것이 특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출렁다리를 ‘장애인만 이용 가능’이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아마 말도 안 된다며 왜 장애인만 특권을 주냐고 민원이 빗발칠 것입니다. 그런 민원은 매우 빠르게 해소됩니다. 그러나 반대로 장애인이 이동에 불편과 제한이 있어서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오래걸리거나 아예 개선이 안됩니다. 차별은 불이익을 입은 사람들에겐 시급한 문제이지만 차별 덕분에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인지도 못하기 때문에 나서서 차별을 이야기 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차별은 분명하게 양쪽의 불균형에서 일어나는 일이므로 모두에게 부정의 합니다.
어떤 도로도 어떤 시설도 어떤 장소도 장애인이 이동하기 어렵거나 접근하기 어렵다면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만들기 전에 이미 고려 되었어야 한다는 겁니다.
춘천시도 장애인의 평등권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또 이런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계속 도와주면 자립을 못한다.”“자꾸 도와주면 스스로 안한다”
“언제까지 도와주냐?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네 권리 맞습니다. 장애인도 국민으로서 당연한 권리를 갖습니다.
헌법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라고 되어있고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라고 되어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도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장애인 관련 조례들을 검토하면서 법과 조례가 있어도 장애인에 대한 이동 및 접근, 편의 등에 대한 차별이 반복되고 있는 것에 매우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법 조항에 비추어보면 분명 위법인데 말입니다.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기 위한 예산은 장애인을 우대하는 것이 아니라 평등을 위한 조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유로운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고, 그것을 원만하게 하는 것이 국가가 그리고 지자체가 당연히 해야할 책무입니다.
그것이 예산을 올바르게 쓰는 것입니다.
춘천시가 그 책무에 충실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