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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처리장 이전, 발상 바꿔야

어느 지역에서든 하수처리장의 위치는 논란이 된다. 필수적이면서도 혐오적인 개념이 들어가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사는 시설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기존에 있던 처리장을 이전하는 때마다 발생하는 민원을 해소하는 것이 자치단체의 중요한 업무로 자리 잡은 바 오래다.

요즘은 춘천의 하수처리장 이전 문제가 핫이슈다. 춘천 하수처리장 이전은 근화동에 위치한 기존 시설을 도심 외곽으로 옮겨 지하화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만 3,000억원이며 기존 시설 철거와 개발, 30년간 위탁운영비 등을 포함해 총 사업비가 1조원대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도심지에 하수처리장을 존치하다 보니 지역 주민들의 피해와 민원은 끝이 없었다. 이전의 필요성은 당연한 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춘천시 역대 최대 현안사업을 단지 민간투자 제안을 받았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시민 동의나 공론화 없이 비공개로 진행을 해 오면서 수많은 오해와 의구심을 만들어냈다. 결국 공익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중·장기적인 도시 기획과 미래의 비전이 없는 점도 아쉽다. 시에서는 벌써 언론 보도자료를 내면서 ′칠전동 주거지역에서 4㎞ 떨어진 송암동 인근의 외곽지역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건 출발부터가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은 일단 거리상으로도 칠전동 대단지 아파트와 2㎞ 남짓한 거리다. 그러니 그 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당장 영향권에 들어선다고 반발을 하는 것이다.

환경 관련 공익사업 추진 시 님비(NIMBY)현상에 대한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공공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화, 신뢰, 조성, 실익, 대안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하며, 적극적이고 진심 어린 대화만이 불신을 막을 수 있다. 또 하나는 그 지역에 주민이 적기 때문에 영향이 적다는 논리다. 그 지역 주민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해서 그 지역을 선택한다면 이건 표만 의식한 포퓰리즘에 지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고려할 점은 춘천시만이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관광자원이다. 그곳은 송암동 스포츠단지와 연결될 뿐 아니라 국도로 들어오는 춘천의 관문이다. 자전거 스카이웨이까지 있어 자전거 애호가들을 비롯한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춘천의 호수변에 그만한 관광자원이 얼마나 있는가. 하수처리장을 제대로 이전하려면 예산이 더 들더라도 자연 친화적인 하수처리장 완전지화화와 상부는 관광자원화 공원 계획 등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는 시설계획 추진이 필요하다. 장소를 계획하고 시민이 아끼는 의암호의 수질을 개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이런 것이 바로 백년대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전 계획 주민들과의 진심 어린 대화와 소통을 통한 상생이다. 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하수처리장이라는 명칭자체가 혐오적 표현이라 ′수질복원센터′ 등 친환경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점이다.

7월8일 주민공청회와 춘천시의회 동의, 제3자 공고를 통한 업체 선정 및 토지 보상 문제 과정에서 이러한 부분이 세밀하게 반영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