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우리 땅에 준 최고의 선물 가운데 하나가 물이다. 화학약품이 널리 쓰이기 전만해도 우리땅 어디에서 흘러가는 물을 먹어도 큰 위험이 없을 만큼 물은 청정했다.
그런데 물의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높아간다. 화학물질 증가와 토양 오염으로 청정한 물을 찾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적인 자원 분석 단체인 국제인구행동단체(PAI)는 연간 1인당 가용한 재생성 가능 수자원량을 산정한다.
이들은 각 나라의 물 상황을 물 기근(water-scarcity), 물 스트레스(water-stressed), 물 풍요(relative sufficiency)로 분류하는데 한국은 1990년부터 중간 단계인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 가운데 이런 생각을 가진 이들이 얼마나 될까. 물을 공기처럼 영원히 주어진 무한한 자원으로 보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결국 이런 인식은 지나친 물 소비를 불렀다.
우리나라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유럽 주요국가의 2배에 달하는 295ℓ다. 한마디로 물을 정말 물쓰듯 쓰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가계소득에서 수도요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GDP 대비 0.2%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호주는 0.4%고, 폴란드의 경우 1.2%에 달한다. 내부적으로도 물의 비용 지출은 상대적으로 낮다.
우리 가구에서 월 상수도 평균 지출액은 1만1234원 정도로 가스요금(3만1233원), 전기요금(4만320원), 통신요금(10만5527원)에 비해 턱없이 낮다.
문제는 물을 만드는 비용이 이용요금보다 높아서 재정 적자의 근원이 된다는 것이다. 2020년 기준 춘천시의 경우 원가대비 수도요금 비율은 상수도 65%,하수도 20% 수준이다.
중앙정부의 권장률(상수도 80%,하수도 60%)에 턱없이 낮은 상태다. 춘천시의 상수도 요금(613원)과 하수도 요금(326원)은 전국 평균(상수도 736원·하수도 559원)에 비해 훨씬 낮다.
낮은 요금은 혜택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우선 재정 운용이 어려워져 당면한 노후 관로 정비 및 인프라 구축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올해에도 이를 위해 800여억원이 소요되는데 재원확보가 여의치 않다. 이 때문에 춘천시 정부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상수도 요금은 46%, 하수도 요금은 110% 인상해 왔다.
올해도 인상추진을 검토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시민들의 가계경제 상황을 감안, 인상을 유예한 상태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어갈까. 우선 수도요금 현실화에 대한 해결방법으로 ‘유역별 수도사업 통합’이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인구가 많은 도시에서 인상되는 요금으로,
산간지역의 고가 수도요금 지원이 가능해진다. 먼저 상수도 사업의 규모와 경제를 고려 수도사업 통합을 통한 광역화로 경영효율성 제고와 수도서비스 불균형을 해소할 필요가 있으므로
중앙정부에서는 이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춘천은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사는 수도권 지역의 가장 중요한 상수원이어서 개발 등에 많은 제한을 받아왔던 만큼 제도적으로 보완을 해줘야 한다.
적정한 수준으로 수도요금을 올려 수자원에 대한 춘천 시민들의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다. 요금 적자 누적으로 춘천시 정부 예산운용에 큰 압박을 받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요금인상만이 맑은 물 공급에 필요한 시설개선에 차질을 빚지 않고 경영합리화 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수도요금 인상은 자연스럽게 물 절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물은 우리 곁에 흔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한한 자원처럼 보이지만, 흥청망청 사용하다 보면 훗날 더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래서 미국 경제지 ‘포춘’은 “21세기 가장 중요한 자원은 석유가 아니라 물이 될 것이다”라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