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강남동·동내면·동산면·신동면·남면·남산면 지역구 박남수 의원입니다.
먼저 5분 자유발언의 기회를 주신 김진호 의장님을 비롯한 선후배 및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춘천시 시정을 위해 애쓰시는 육동한 시장님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저는 초고령화 시대에 따른 시니어 놀이문화를 통한 복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나이가 드니까 놀지 않는 것이 아니다.놀지 않기 때문에 나이가 드는 것이다”버나드쇼가 한 말입니다.
MZ세대가 세상을 바꿀 것 같지만 앞으로 세상을 바꾸는 건 노인들이 될 것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노령 인구가 청년의 수를 넘어서는 시대, 즉 슈퍼 에이지(Super Age)라는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 에이지란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화 시대를 뜻하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슈퍼 에이지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데 2025년이면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2035년에는 30%, 2050년에는 43%를 넘길 것으로 전망합니다. 불과 25년 뒤엔 인구 절반 가까이가 노인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OECD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빈곤, 나이 들수록 쇠퇴하는 신체 능력, 우울과 외로움, 고립감은 노년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립니다.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유럽에서는 노인이 집 밖으로 나와 재밌게 놀고, 움직이게 하는 것을 ‘최고의 복지’로 꼽고 있습니다. 신체적, 정서적 건강까지 도모할 수 있는 방법으로 ‘노인의 놀이문화’에 주목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경제 지원 중심에서 문화와 놀이로 노인복지 패러다임이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시니어 놀이문화를 통한 복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령자를 사회의 짐으로 여기고 있고, 노인이라는 무기력한 말로 부르며 젊은이들이 부담해야 할 연금을 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수혜자로 만들지 않고, 건강한 놀이 공간과 콘텐츠를 제공해 활력있는 진짜 액티브 시니어로 살아가게 하면 어떨까요?
저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시니어 놀이문화’에 살펴보고자 합니다.
▪ 시니어에게도 놀이터를 허하라!
- 액티브 시니어의 출현, 놀 공간과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노인’하면 떠오르는 공간은? 보건복지부 2020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읍면 노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여가문화 시설은 경로당입니다. 별다른 활동 없이 TV를 틀어놓은 방에서 화투를 치거나, 앉거나 누워 시간을 보내는 게 대부분입니다.
초고령 사회에서는 단순히‘노인’이라는 말 대신‘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회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는 50~60대로, 적극적인 여가생활과 자기 계발, 사회생활을 즐기는 계층이란 의미입니다.
건강한 100세 시대 액티브 시니어가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조건, 바로 놀이와 문화입니다. 풍요로운 문화생활과 여가 활동. 즉 놀 장소와 콘텐츠가 필요한 것입니다!
▪ ‘시니어 놀이터’를 처방하는 유럽, 세계의 노인문화복지 현장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노인복지 선진국으로 꼽히는 유럽 각국에서 ‘노인문화복지’의 핵심에는 ‘시니어 놀이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유럽 전역에 무려 1000여 개의 시니어 놀이터가 보급됐다는데, 과연 어린이 놀이터와 무엇이 다를까요?
핀란드에서는 시니어 놀이터가 등장한 이유는 높은 자살률 때문이었습니다.
놀이터에 나와 움직이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만으로도 우울증이 감소하고, 자살률이 낮아지는 것입니다. 노인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에서 주목할만 한 결과입니다.
핀란드에서는 우울감과 건강상의 문제를 겪는 노인에게 ‘주 2~3회 노인 놀이터에 나가 활동할 것’이라는 처방전을 줍니다. 그 어떤 것보다 치료 효과가 좋다는 의미입니다.
핀란드 라플란드 대학 3개월간 매주 90분씩 운동 65세~90세 이상 시니어 놀이터 운동을 시행한 결과, 낙상 방지, 장애물 회피 능력 유연성 등 개선 효과가 뚜렷했습니다. 시니어는 청년과 달리 계단 오르락 내리기 다니기, 물건 찬장에서 내리기. 스마트폰 이용, 낙상 방지 등은 건강한 노년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필수적인 능력 향상에 뛰어난 효과가 증명된 것입니다.
독일 뉘른베르크 지역의 시니어 놀이터는 ‘친환경 놀이터’로 세계적인 롤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도시에 있는 7개 공원을 시니어를 중심으로 하는 놀이터, 모든 세대를 위한 운동공원으로 조성해 노인의 활발한 운동과 사회활동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에서 시니어 놀이터가 가장 활성화된 카탈루냐 지역에서는 손자 세대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멀티 제너레이션 놀이터가 활성화돼 노인들의 고립감과 우울감 등을 감소시키고, 세대 간 소통이 가능한 장소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위치한 ‘엡코트(Epcot)’ 또한 빠질 수 없습니다. 이곳은 시니어 세대를 대상으로 한 테마파크로 중·장년층은 기존 테마파크보다는 좀 더 편안하고, 놀이터보다는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놀이기구를 선호한다는 데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한 곳으로, 어린이만 노는 걸 좋아하는 게 아닙니다. 시니어 맞춤형 테마파크에서 신나게 노는 것입니다.
또한 시니어 창의센터에서는 시니어들의 창의력과 예술적 능력을 발달 등 놀이 교육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활성화됐고, 오픈 카페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시니어들의 사회활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유럽의 연구에서는 노인들이 일주일에 1회씩 외부 활동을 하는 경우 건강보험의 자기 부담금이 17.7% 감소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이를 한국의 건강보험 재정과 비교하면 연간 8천억 원~1조원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 1호 시니어 놀이터가 떴다!- 충남 공주 미나리 공원, 시니어 놀이터
우리나라에서 시니어 놀이터는 2020년 2월 국회에서 열린 “2020 시니어 콘텐츠포럼”에서 처음 국내에 알려졌으며, 2020년 12월 9일 1년여의 준비 끝에 충남 공주시 금성동에 국내 최초의 시니어 놀이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이 시설에는 ‘재미있는 재단’이 기증한 핀란드 랍셋(유럽 시니어 놀이터 시설 개발기업) 기구 14종이 설치됐습니다.
이외에도 족욕장, 발 마사지길 등을 함께 조성하여 노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의 장으로 조성됐으며, 최근에는 국산 노인 놀이기구들이 국내 노인들의 체형 등을 고려하여 개발, 생산되고 있습니다. 시니어 놀이터는 현재 10여 건의 시범 사업이 전개되었으며, 공주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한 지자체만 40여 개 이상입니다.
어린이나 젊은이들을 위한 놀이시설이 큰 근육과 관절을 사용하는 기구 위주라면, 노인 놀이터는 다르다. 뼈와 관절이 약한 노인이 이용하기 쉬우며 균형감각, 유연성 증대에 중점을 둔 기구로 조성됩니다. 노인 전용 운동 공간인 동시에 경로식당, 일자리 연결까지 노인의 사회생활과 교류, 소통 공간 역할까지 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한편 출생률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폐업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늘어 그 시설이 골칫거리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 시설을 적극 활용해 노인 놀이터나 노인 전문 문화콘텐츠 시설로 전환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오는 등 노인 놀이문화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습니다.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시혜적 정책 또한 필요하지만, 노인들에게 무언가 할 꺼리를 주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통하여 노인들을 사회 속으로 끌어들이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제공함과 동시에 신체적 건강도 도모할 수 있는 묘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인 놀이터와 다양한 놀이문화 콘텐츠’는 복합적인 노인 문제에 매우 좋은 대책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놀이 공간 이외에도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보급하여, 즐거운 노년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사회적 비용의 감소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