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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기분석

논어의 첫 장은 ‘학이’편으로 시작한다. 어릴 적 공자의 말이 그토록 이해하기 힘들던 배움의 즐거움을 만학도가 된 지금 이제야 조금씩 느껴가는 중이다.
그런데 과제를 하다 보면 통계기법을 많이 활용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회귀분석\'이라는 방법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이 용어는 19세기 프랜시스 갤턴이 키가 큰 선대 부모의 자녀들이 키가 점점 더 커지지 않고 다시 평균 키로 회귀하는 경향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회귀분석이란 여러 변수 사이에서 발생하는 여러 데이터들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기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난데없이 회귀분석이 떠오른 건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하는 요즘 상황들 때문인 것 같다. 아무리 객관적 통계 자료에 근거한 판단이라고 하더라도 절대적인 인과관계를 도출해 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주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버리곤 한다. 그것이 개인 문제의 선택에 대한 판단일 수도 있고, 많은 이들의 결정을 위임받아 선택해야 하는 정책적 결정의 경우까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늘 판단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어야 하고 결정 후에라도 과정이 틀릴 수 있다는 개방적 사고와 더불어 겸손함을 갖추어야만 결정 오류에 대한 하자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지자체의 정책 결정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판단의 오류에 따른 정책의 결정에 대해서 책임져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예를 들면 춘천시 민선7기가 내세웠던 대중교통 정책을 돌이켜보지 않을 수가 없다.
주민 설명과 전문용역을 통한 버스노선의 도출이라고는 하나 누구를 위한 최적인지 다시 한번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코로나19에 따른 불가피한 버스 승객의 감소라고 변명하겠는가?
노선 개편에 대한 불만의 소리는 아직까지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춘천시 민선7기의 대중교통 정책은 첫발부터 시끄러웠다. 시민버스의 불안한 출범에서 결국 이용자 편의, 재정불안 등 총체적 난국에 빠졌고 그 해결을 위한 몫은 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노선 문제와 더불어 지금은 공영제 전환이라는 쉽지 않은 과제까지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내버스 공론화 TF까지 구성되었다고 하나 의회에는 공식적인 협조 요청조차 없었다. 제한된 의견 수렴 창구에서 결국 정책의 결과는 어디로 회귀하겠는가?
시내버스가 단순히 공영제의 문제만을 고려할 것은 아니다. 대중교통 활성화라는 전제조건이 뒷받침되어야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정책을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대중교통 활성화는 단순히 버스노선의 개편만으로 실현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물이 끓기 위해서는 임계점을 지나야하듯 이용자가 느끼는 편의성이 극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버스 한 번 놓치면 약속 시간까지 도착할 수 없는 것이 춘천시 버스 이용자의 어려움이다. 언제든 필요할 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다시 회귀분석을 상기시켜본다. 춘천시 민선7기 정책이 만족도 측면에서 어느 위치에 회귀하고 있는지 다시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어느 누구도 완벽한 정책을 시행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시행착오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 그 하자를 얼마나 치유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특정 집단만이 내세우는 상관관계를 근거로 해서는 절대적인 인과관계를 도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민선7기의 남은 기간이라도 행정 정책 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은 시민에게 있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