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일
존경하는 의장님,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집행부 여러분.
지금 춘천의 인구 현실은 매우 엄중합니다.
2026년 3월 말 현재 춘천시 인구는 29만584명으로,
그동안 29만1천 명 안팎에서 증감을 반복해 왔으나,
최근에는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춘천은 말 그대로
29만 명 선 붕괴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특히 20대 인구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청년층 유출에 대한 대응이
가장 시급한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더구나 춘천은 이미 면적 기준은 충족하고 있어,
인구 30만을 넘기면 대도시 특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지금 춘천은 그 문턱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뒤로 밀려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의회에는
「춘천시 인구정책 기본 조례안」이 제출되어 있습니다.
물론 인구문제에 대응하겠다는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이 조례안이 자칫 인구문제의 본질보다
숫자 관리에 치우친 조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합니다.
전입장려금이나 대학생 주소이전 지원은
실질적인 정착보다 일시적 전입을 유도할 가능성이 큽니다.
주소를 옮기게 할 수는 있어도,
삶의 기반까지 옮기게 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다른 지자체들도 이 한계를 경험했습니다.
전북 부안군은 전입지원 정책을 운영하다가 2021년 폐지했고,
강릉시는 대학생 전입 현금 지원을 2024년부터 중단했습니다.
더 나아가 춘천시 역시 대학생 전입장려금을 포함한
「춘천시 인구증가시책 지원 조례」를 운영했음에도
뚜렷한 인구 증가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2022년 28만6700명이던 인구가 2023년 28만6400명으로 감소하는 등 실효성 한계가 확인되면서, 시의회가 조례를 폐지한 바 있습니다.
더구나 춘천시는 이미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5개년 인구정책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지난 2월 연구용역에 착수했습니다.
또 3월에는 인구정책 실무추진단을 가동하며,
정주여건 개선과 중장기 로드맵 마련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순서는 분명합니다.
연구 결과와 정책 로드맵을 토대로
조례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용역은 진행 중인데 핵심 지원수단부터 먼저 제도화하는 것은
정책의 정합성 면에서 설득력이 약합니다.
저는 오늘, 이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모두가 스스로에게 한 번 물어야 합니다.
“나라면, 지금의 춘천으로 이사 오겠습니까?”
이 질문 앞에서 망설여진다면,
그것이 바로 현재 우리 인구정책의 한계입니다.
자연의 질서를 보면 답은 명확합니다.
동물은 결코 ‘홍보’를 보고 이동하지 않습니다.
먹이가 있는 곳, 안전한 곳, 미래가 보장된 곳으로 이동합니다.
사람도 다르지 않습니다.
지원금 몇십만 원을 보고 삶의 터전을 옮기지 않습니다.
사람은 일자리, 주거, 교육, 의료,
그리고 미래에 대한 확신을 보고 움직입니다.
그래서 저는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인구는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받는 것입니다.
춘천이 선택받으려면 이제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첫째, 청년이 떠나지 않는 도시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학생의 주소를 옮기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졸업 후에도 춘천에 남을 수 있도록
좋은 일자리와 창업 기반을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정주여건을 바꿔야 합니다.
현금성 지원보다
주거, 돌봄, 교육, 교통, 의료 같은
생활 기반에 더 과감하게 투자해야 합니다.
셋째, 숫자가 아니라 삶을 보는 인구정책으로 가야 합니다.
주민등록 인구만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로
이 도시에서 일하고, 살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넷째, 춘천만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다른 지자체를 따라 하는 정책으로는 선택받을 수 없습니다.
춘천의 대학, 산업, 관광, 문화, 자연환경을 묶는
춘천형 정착 전략이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집행부 여러분.
이제 필요한 것은 단기적 처방이 아니라
춘천의 미래를 바꾸는 구조적 해법입니다.
청년이 떠나지 않고, 가족이 정착하고,
시민이 삶의 가능성을 느낄 수 있는 도시,
그런 춘천을 만드는 데
정책의 힘이 모아져야 합니다.
이제는 잠시 머무는 도시가 아니라,
반드시 살고 싶은 도시,
선택받는 도시 춘천으로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사람은 조건을 따라 움직입니다.
그 조건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의 책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