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발언대

미국 의회 동북아 역사에 대한 보고서 발표에 즈음한 건의문(민성숙외 12명)

미국 의회 ‘동북아 역사에 대한 보고서’ 발표에 즈음한

건 의 문

미국 의회가 조만간 발간할 ‘동북아 역사에 대한 보고서’에 고구려와 발해가 당나라 지방정권이라는 중국 측의 왜곡된 주장이 실린다는 어처구니없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황당한 소식은 이미 예고된 중국의 동북공정에 의한 역사침탈로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동북공정은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서 중국사회과학원과 랴오닝성(遼寧省), 지린성(吉林省),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등 동북 3성이 연합해 추진하는 중국의 야심찬 국책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10년 전인 2002년 2월부터 시작되었고, 구체적 연구 과제는 고대 중국 강역이론 연구, 동북 지방사 연구, 동북 민족사 연구, 고조선 고구려 발해사 연구, 중․조(中朝) 관계사 연구, 한반도 정세 변화 및 그에 따른 중국 동북변강 안정에 대한 영향 연구라 할 수 있습니다.

그간 동북공정의 목적은 정치적 의도에 의한 한국고대사 찬탈에 집중되었습니다. 즉 한국사와 관련된 동북지역(고조선․고구려․발해)의 역사를 중국사에 편입시킴으로써, 동북지역에 대한 한국의 역사적 연고성을 단절시키고 나아가서는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의 주도권을 중국이 잡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결국 북한이 붕괴될 경우 이 지역에서 생긴 힘의 공백은 자연히 큰 소용돌이를 일으킬 것이며, 중국이 이에 대비하려고 선수(先手)를 친 것이 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의 동북공정은 역사적 문제로 뿐만이 아니라, 현실 정치적인 목적에서 나타난 것이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지난 10월 27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11월 중순쯤에 한반도에서 급변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중국의 개입 가능성을 전망하면서 한반도와 관련한 중국 측의 역사 인식을 소개한다고 합니다.

이 보고서에는 우리나라의 엄연한 영토와 역사였던 고구려와 발해가 당시 중국 당나라에 예속된 지방정부라는 중국 측의 주장과 함께 과거 조선과 청나라의 국경설정에 관련 된 기록에 대한 내용들을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왜 미국 의회는 그 동안 중국 측 자료만 정리를 했는지, 그동안 우리 정부와 역사학자들은 무엇을 했는지 개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지난 해 말 CRS측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듣고 싶다는 요청을 한 뒤에야 뒤늦게 동북아역사재단 간부들이 미국에 가서 한중 국경에 관한 역사 자료를 전달한 것은 매우 잘 못 된 일입니다. 그동안 동북공정에 대응해 왔던 우리의 자세를 뼈아프게 반성해야 합니다.

작금의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먼저 동북아역사재단 및 사학계를 중심으로 고구려 역사에 대한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해 먼저 그들이 주장하는 논리와 근거를 확실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주장에 대한 대응 논리를 개발하고 사실을 왜곡한 부분을 밝혀내야 합니다.


일제의 식민지사학에 의해 유린된 우리 고대사이지만, 해방 후 우리의 고대사 연구 역시 식민지사학의 연장선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고조선을 우리 스스로 역사에서 밀어냈고 고구려와 발해 역시 완전한 역사로 자리매김 시키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이러는 동안 중국이 동북공정의 논리적 근거를 우리 사학계의 연구 속에서 제시한다면, 우리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사관을 동원한 연구와 인접 학문들과의 연계 연구, 그리고 재야사학에서의 주장에 대한 선택적 수용 연구를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중국이 새롭게 시도하는 문화제국주의에 맞서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에서의 역사과목과 한국의 정신문화인 국학(國學)의 정체성을 확고히 다져야 한다는 것을 건의 드립니다. 또한 외교통상부 및 관련기관에서는 CRS측에 우리 역사의 정통성과 진실성을 강력히 피력하여 주실 것과 중국의 동북공정을 강력히 저지하여 주실 것을 건의 드립니다.


2012. 11. 5.


춘 천 시 의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