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자유발언

김운기 의원(제285회 5분 자유발언)


안녕하십니까? 석사동 후평3동 지역구 시의원 김운기 의원입니다.
5분 자유발언 기회를 주신 이원규 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오늘 의결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를 느끼며 5분 자유발언을 시작할까 합니다.

춘천시의 유일한 시내버스 사업자인 대동․대한운수(이하 버스회사)가 경영난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불투명한 경영과 회계 관리 문제를 지적하며 ‘완전공영제’를 주장하는 노조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시민의 교통 불편과 시의 재정 부담이 계속되어 왔다.

이 과정에서 신생 ‘녹색시민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이 법정관리중인 버스회사 경영권 인수에 단독으로 나서면서 버스노조는 물론이고 시민사회 내에서도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으나, 춘천시와 협동조합 측에서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밀실협상’, ‘특혜인수’라는 지적들이 계속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 19일(금) 법원에서 열린 이해관계인 집회에서 채권자의 동의로 버스회사 측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서 협동조합의 대동․대한운수 경영권 인수가 확정되었으나 이는 단순히 경영진의 교체를 의미할 뿐이다. 대한·대동 운수는 여전히 춘천시내버스사업자이고 협동조합은 경영자일 뿐인 것이다. 시내버스 운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논란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과 문제들에 대한 명확한 대책을 제시하여야 한다. 22일 협동조합측이 기자회견과 일부 시의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조합원 모집을 통한 시민공영제, 운수노동자와의 대화, 시와의 협력”을 강조하며 “협동조합의 길을 충실히 가겠다.”고 밝혔지만 그동안의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협동조합의 구성원 중 일부가 밝힌 것처럼 “인수 과정에서도 계속하여 부채가 늘어나고”, 라고 주장한 대목은 현재 버스회사의 상황이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고 인수를 결정했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 이 과정에서 자본이 전혀 없는 협동조합이 전액을 차입금으로 인수에 나섰다는 대목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협동조합 측의 주장대로라면 시민들에게 조합에 가입하라는 것은 얼마가 될지도 모르는 부채를 떠 않으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시의 태도다. 자본이 전혀 없는 협동조합에 버스회사를 인수하도록 도움을 주었다는 합리적 의심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수대금에 포함된 차고지 매입대금 48억 여 원을 시가 부담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은 사실상 인수자의 부담을 61.5%나 감소시켜준 것으로 특혜시비가 일어날 수 있는 대목이며, 목적이 순수하다 하여 특혜를 주어도 된다는 발상은 아닌지 의심되는 부분이다. 이런 과정에서 당연히 받아야할 공유재산 심의조차 나중에 받겠다는 것은 시내버스 운영중단을 볼모로 시민의 의사를 무시한 것과 다름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밝혀진 협동조합의 주요 구성원들이 춘천지역사회에서 공익을 위해 봉사와 참여를 실천하였고 지역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음을 공감하고 인정한다. 그러나 이런 배경이 앞으로의 과정까지 모두 담보할 수 없음을 자각 하여야만 한다고 지적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최고의 도덕성과 투명한 정보공유를 실천해 왔던 현재의 구성원들이 지금까지의 각종 의혹에 휩싸이는 모습만으로도 전체 시민사회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의혹의 해소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

현재 진행되는 내용에 대한 언론 보도를 종합해보면 시내버스 경영진이 협동조합으로 바뀐다 해도 시의 재정 부담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증가할 상황이고 적자노선 분리를 통해 인수자의 영업 조건은 좋아지는데 반해, 시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는 상황을 초래할 것으로 판단된다. 적자노선 분리는 부분공영제를 하겠다는 말과 같은데, 차라리 완전공영제를 통해 앞으로의 각종 시비를 없애는 논의도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이에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는 춘천시와 ‘녹색시민협동조합’, 춘천시의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협동조합은 설립 취지 및 과정에 대하여 소상히 밝히라.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해 충분히 해명해 더 이상의 논란을 방지할 것을 요구한다. 협동조합의 설립과정과 버스회사 인수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하여 의혹을 남긴다면 향후에도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의혹 해소를 통해 시민조합원 모집에 나선다면 지지와 환영을 받을 일이지만, 투명한 과정 없이 믿어달라는 말만으로는 시민의 동의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하나. 협동조합은 향후 운영계획을 제시하라.
협동조합이 시내버스 운영과 관련하여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협동조합은 전문경영인을 통해 경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이 경우 과거 버스회사를 경영난에 빠뜨린 경영진이 다시 참여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우려가 불식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한 운영계획을 제시하고 시민사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나. 협동조합은 경영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춘천시 시내버스 사태의 핵심에는 ‘신뢰’의 문제가 있다. 사측의 방만하고 불투명한 경영을 예방할 수 있는 장치를 반드시 마련하고, 경영정보는 조합원은 물론이고 동반자인 노동자와 재정지원을 하는 춘천시에도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이것이 갈등을 방지하는 기본이 될 것이다.

하나. 춘천시는 버스회사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춘천시는 기존 버스회사에도 연간 60여 억 원의 재정지원을 하면서도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다. 이는 현 사태를 키워온 것으로 시민 혈세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다.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재정지원이 이루어지는 만큼, 경영 전반을 관리․감독하는 회계감사 등의 규정을 제도화 할 것을 요구한다. 시내버스 운영 전반에 대한 관리 감독권을 가지지 못한다면 인수대금 절감을 위한 차고지 매입과 지원금 지급을 중단하여야 한다.

하나. 춘천시는 시내버스 운영 정상화를 위한 계획을 밝히라.
협동조합의 버스회사 인수는 이번에 인가된 회생계획 중 하나일 뿐이고, 적자노선분리와 운행감회도 회생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이 조건들이 이행될 경우 읍면지역 주민들의 불편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또한 외곽 노선 유지를 위해서는 시가 적자를 전액 보전해줘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운행감회로 현 버스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결국 사업자가 변경된다고 산적한 문제들이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그동안 춘천시는 19일 법원의 결정이 나야만 명확한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말해왔다. 이제는 시내버스 운영 정상화를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밝혀야 할 것이다.

하나. 춘천시 의회는 시내버스 인수과정의 의혹을 밝히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라.
그동안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많은 의혹들은 시민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우려만 키우고 있다.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는 사안에 대하여 명명백백히 조사하고 더 이상의 특혜시비와 우려가 없도록 철저한 감시에 나설 의무가 있다. 당리당략적 차원이 아니라 명확히 내용을 파악하여 시민에게 소상히 알릴 것을 요구한다.

편리하고 안전한 대중교통 체계는 지역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기본 조건 중에 하나이며, 시내버스는 그 중심에 있다. 그리고 지금은 시민을 위한 시내버스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목적이 순수하고 정당하다해도 과정이 불합리하다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협동조합의 버스회사 경영권 인수가 투명하고, 공정하며, 미래지향적인 대안이 된다면 시민과 시민사회단체의 환영은 물론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민의 뜻이 모아지지 않은 일부의 충정은 더 많은 부작용과 혈세낭비를 불러 올수도 있다. 이에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는 춘천시와 협동조합이 시내버스 운영 정상화를 위한 청사진을 시민 앞에 즉각 제시하고 검증받을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지금 발언한 이 내용은 본의원이 쓴 것이 아닙니다.
11개의 시민단체로 구성이 된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에서 발표한 성명서입니다.
그 내용 하나하나가 본의원의 마음과 한결같이 같기에 이 글로 대신합니다.
이것이 시민의 뜻입니다.
시민의 뜻을 성심으로 헤아려 주셔서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